“52일 역대급 폭염이 악어 깨웠다”…프랑스 동물원서 악어 10마리 저절로 부화

나일악어 . 사진=연합뉴스
나일악어 . 사진=연합뉴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프랑스의 한 동물원에서 나일악어 10마리가 처음으로 자연 부화한 사례가 확인됐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남동부 드롬주 피에를라트에 위치한 파충류 공원 '라 페름 오 크로코딜'에서 지난 22일 새끼 악어 10마리가 자연적으로 부화했다. 이를 발견한 방문객들이 동물원 관계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사뮈엘 마르탱 시설 책임자는 “완전히 자연적인 조건에서 부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올해 프랑스에서는 무려 52일 동안 폭염이 이어지며 사상 가장 긴 폭염이 기록됐다. 동물원 측은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으로 모래에 열이 장시간 축적되면서 악어 알이 깨어나기에 적절한 조건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일강 주변을 비롯한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이 고향인 나일악어는 야생에서 모래를 파낸 뒤 그 안에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는다. 반면 사육 환경에서는 일반적으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부화 장치를 이용한다. 알이 정상적으로 성장하려면 약 3개월 동안 섭씨 30~32도 수준의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번에 태어난 새끼 악어들은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동물원 내 별도의 수유 공간에서 보호받고 있으며, 성장 과정을 거친 뒤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마르탱 소장은 이번 현상을 두고 “기후 변화가 나타나는 하나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고온 환경에 적응한 동물에게는 반가운 변화일 수 있지만, 비교적 서늘한 지역에서 진화한 생물에게는 오히려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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