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100%, 납품대금은 0.5%…홈플러스 회생안 변제격차 '변수'로

납품대금 5032억, 2028년 2월까지 0.5% 변제…임금·퇴직금은 전액 상환
홈플러스 강서점 전경.
홈플러스 강서점 전경.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의 관계인집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익채권자들의 분할상환 동의 확보가 회생계획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채권별 변제 시기와 규모에 차이가 나면서 채권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2일 오후 3시 제1호 법정에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개최한다. 회생계획안 가결 최후기한은 9월 4일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공익채권 분할상환에 동의한 개인·기관 채권자는 9571곳으로 전체의 58.1%다. 유형별로는 임직원 관련 채권자가 87.2%, 상품공급 관련 채권자가 62.4%다. 다만 이는 채권자 수 기준 수치로, 금액 기준 동의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공익채권을 3년 이내 100% 변제하는 분할상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공익채권은 일반 회생채권과 달리 원칙적으로 회생계획에 따라 권리가 조정되는 채권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채권자처럼 표결하는 대상은 아니다. 다만 홈플러스는 공익채권을 일시에 변제할 자금이 부족해 채권자들에게 분할상환 동의를 요청하고 있다. 법원이 관계인집회에 앞서 공익채권자들의 동의를 확보하도록 요구한 것도 회생계획의 수행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납품업체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변제 시점이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633억원 규모 급여·퇴직금 채권은 2027년 2월까지 69%가 변제되고 2028년 2월까지 전액 상환된다. 반면 5032억원 규모 물품대금 공익채권은 2028년 2월까지 0.5%만 변제된다.

담보신탁채권의 변제 조건도 형평성 논란의 배경이다. 회생계획안에는 메리츠 관계사 담보신탁채권 약 250억원을 즉시 변제하고 약 1조3000억원 규모 선순위 담보신탁채권도 대부분 2028년 2월까지 상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홈플러스 상거래 공익채권단 협의회는 지난 24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2차 의견서에서 임금·퇴직금 채권의 우선 보호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납품업체의 상거래 공익채권 역시 안정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며 채권별 변제 조건의 차이를 문제 삼았다.

홈플러스는 담보신탁이 설정된 부동산을 매각할 경우 매각대금은 담보채권 상환에 우선 사용될 수밖에 있다는 입장이다. 또 공익채권은 3년 이내 전액 변제하고, 6~10년에 걸쳐 상환받는 일반 회생채권보다 먼저 변제된다는 점을 들어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납품업체들이 임금이나 퇴직금보다 먼저 돈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도 공익채권자인데 실제 변제 시점에서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을 문제 삼는 것”이라며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담보가 설정된 자산을 매각할 때 담보채권을 우선 변제해야 하는 사정이 있겠지만,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2028년 2월까지 대부분의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는 구조인 만큼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7월 3일 운영자금 미확보를 이유로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가 2000억원 규모 DIP 조달 방안이 마련되자 7월 21일 폐지 결정을 취소했다. 이후 홈플러스는 8월 7일 67개 점포를 가오픈하고 13일 정식 영업을 재개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8월 재개장 이후 매출은 1164억원으로 영업중단 전 동기간보다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객수는 38%, 구매회원 수는 255% 늘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는 상품을 납품받기 위해 대금을 선지급해야 해 운영자금 범위에서 판매 물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회생계획 인가 이후 납품이 정상화되면 매출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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