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소리만 들려오던 지난 22일 아침 8시 고요한 북촌 한옥 골목길. 한적한 아침 풍경과 달리 유난히 사람들이 줄을 지어 북적이는 곳이 눈에 띈다. 줄을 따라 한옥 지하로 내려가자 한 손에 커피를 들고, 헤드셋을 쓴 채 춤을 추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가히가 운영하는 체험형 뷰티스토어 가히 와이레스 북촌에서 진행되는 모닝 레이브 현장이다.

모닝 레이브는 아침 시간대에 열리는 디제이(DJ) 파티로, 최근 전 세계 트렌드로 부상 중이다. 저속노화에 도움이 되는 120~130 BPM 리듬으로 이른 아침 커피와 건전한 문화를 즐기는 DJ 파티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 격주 토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다.

평소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과는 친하지 않은 기자지만, 스피커에서 울려오는 묵직한 베이스에 자연스레 리듬을 타게 됐다. DJ 옆에서 춤출 자신이 없다면, 헤드셋을 쓰고 뒤쪽 공간으로 가 '사일런트 디스코'로 이른바 '내적댄스'를 추는 것도 가능하다.
방문객층은 다양하다. 주 타깃층인 2030세대부터 백발의 장년 남성, 중년 부부, 각기 다른 국적에서 온 외국인에 아빠 목마를 타고 온 2살 아기도 있었다. 달리기엔 살짝 느리고, 빠른 걸음과 어울리는 템포의 음악이 계속되자 어느새 땀에 티셔츠가 다 젖은 방문객들도 등장했다.

가히 모닝 레이브는 플래그십 스토어 공간을 십분 활용해 다양한 뷰티 체험 콘텐츠도 운영한다. 신나게 춤을 추다가도 제품을 구경하고, 거울 앞에 앉아 무료로 퍼스널컬러 진단과 메이크업 체험을 받을 수 있다. 얼굴에 반짝이 스티커를 붙이면서 파티에 어울리는 스타일로 변신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밤 10시 축제 현장을 방불케 한다. 음악은 잠시 뒤로하고 평소 고민이던 피부·메이크업에 도움을 줄 제품을 추천받고, 견본을 발라보는 사람들도 왕왕 있었다.

미국에서 온 나딘씨는 어느새 장바구니에 콜라겐 미스트와 아이크림 제품을 담았다. 나딘씨는 “평소 색다른 장소와 경험을 찾길 좋아하는 친구 덕에 아침 일찍 일어나 방문했다”면서 “음악을 즐기면서 춤도 추고, 관심 있던 스킨케어 제품도 고를 수 있어 좋은 전략같다”고 말했다.
2시간여의 DJ파티는 '캐비아 퍼레이드'와 함께 절정으로 치닫는다. 가히 모닝 레이브는 가히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캐비아 PDRN'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히는 캐비아 농장을 직접 계약하고, 코스맥스와 6년간 연구 끝에 캐비아 PDRN 성분을 개발해 최초로 상용화했다. 다소 생소한 성분이지만 가히 대표 성분이자 제품이 캐비아임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모닝 레이브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매 회차마다 현장에서는 한통에 350만원에 달하는 캐비아를 활용한 디저트를 제공한다.
DJ파티 도중 카운트다운과 함께 커다란 생크림 과일 케이크가 등장했다. '가히 캐비어 PDRN'이라는 토퍼가 꽂힌 케이크 위에 캐비어 두 통을 통째로 그대로 쏟아붓자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모닝레이브 공식 행사도 막을 내렸다.

가히 모닝 레이브는 음악, 뷰티, 미식이 한 번에 연결된 행사였다. 타 모닝 레이브와도 차별화해 누적 방문객은 7000명이 넘는다. 북촌과 DJ라는 이색적인 경험 덕에 가히와 캐비어라는 연결고리도 확실히 각인됐다. 첫 모닝 레이브 참가에 트렌드에 탑승했다는 묘한 뿌듯함도 얻을 수 있었다. 주말 아침 늦잠과의 사투라는 난관은 극복해야 한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