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 반년새 9조원 급증…제도개선 시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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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올해 상반기에만 9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배당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는 준비금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금융당국이 최근 착수한 제도개선 논의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2일 전자신문이 주요 생명보험사 5개사(삼성·교보·한화·신한·농협)와 손해보험사 5개사(삼성·DB·현대·KB·메리츠) 공시를 취합한 결과, 올 상반기 말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총 44조6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5조401억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8조9665억원, 25.6% 증가한 규모다.

특히 생명보험사 증가폭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생보 5개사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지난해 말 15조8293억원에서 올 상반기 21조5297억원으로 5조7004억원 늘었다.

회사별로는 삼성생명이 8324억원에서 3조1260억원까지 2조2936억원 증가했고, 교보생명도 1조2560억원에서 3조1033억원으로 확대됐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말 7조3045억원으로 조사 대상 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은 준비금을 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 5개사 준비금도 지난해 말 19조2108억원에서 상반기 22조4769억원으로 3조2661억원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4조1301억원에서 5조2170억원, DB손해보험은 4조5413억원에서 5조2752억원까지 늘었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모두 지난해 말보다 준비금이 증가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계약자가 중도 해지할 경우 지급해야 할 환급금을 보험사가 쌓아두도록 유도한 제도다.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함께 계약자 보호와 보험사 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시행됐다.

문제는 준비금 증가가 보험사 배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사 이익잉여금에서 차감되는 구조다. 보험영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더라도 준비금 적립 규모가 커지고 이익잉여금에서 차감되는 금액은 확대돼 배당 재원이 축소된다.

배당 여력이 악화하면서 대표적인 배당주로 여겨졌던 보험주 매력이 하락하고 있다. 실제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코리안리 등을 제외한 상장 보험사 대다수가 회계제도 전환 이후 주주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내년 도입될 기본자본비율 규제에서도 해약환급금 부족분이 이익잉여금 내 준비금 적립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돼 자본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준비금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자 금융당국도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28일까지 생명·손해보험협회를 통해 보험사들로부터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신규 영업을 확대할수록 적립금도 커져 배당을 실시하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계약자 보호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 변동 추이 - (자료=각사 공시)(단위=억원)
주요 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 변동 추이 - (자료=각사 공시)(단위=억원)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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