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대만 파운드리 기업에 패키징 장비 대량 공급…양산 라인 확보

세미콘 타이완 2026 한미반도체 부스 전경. 〈사진=한미반도체〉
세미콘 타이완 2026 한미반도체 부스 전경. 〈사진=한미반도체〉

한미반도체가 대만 파운드리 기업 패키징 양산 라인 공급망에 진입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는 대만 파운드리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 인공지능(AI) 시스템반도체용 패키징(본딩) 장비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한국산 패키징 장비(2.5D)가 대만 파운드리의 양산 퀄(품질인증)을 통과해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비 계약 상대와 규모는 비공개이며, 공시 의무 기준을 살짝 밑도는 물량으로 추정된다. 한미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5767억원으로, 코스피 상장사 단일판매·공급계약 의무 공시 하한은 매출의 5%인 약 288억원이다. 주문 물량은 두 자릿수 이상으로 알려졌다.

본딩은 패키징의 접합 공정이다. 칩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붙일지를 결정하는 기술이다. 원래 HBM 본더(본딩 장비)가 주력이었던 한미는 지난해부터 2.5D 패키징 본더로도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혀 왔다. 이번 공급은 한미의 2.5D 패키징 본더가 파운드리 고객사의 양산 기준을 통과했다는 의미다.

한미의 강점은 장비의 다양성이다. 최근 고객사마다 요구하는 다이 크기와 기판 규격이 달라, 장비도 한 기종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한미반도체, 대만 파운드리 기업에 패키징 장비 대량 공급…양산 라인 확보

한미는 면적·공정별로 나눠 2.5D 패키징 장비 5종을 갖췄다. 플립칩(FC) 본더 2종과 TC 본더 3종이다. 2025년 9월 출시한 FC 본더 75는 75mm급 대형 인터포저를 다루고, 지난 6월 내놓은 FC 본더 3.5는 최대 340mm 패널·기판까지 처리한다. TC 쪽은 칩 온 웨이퍼 공정용 2.5D TC 본더 40을 중심으로, 칩투웨이퍼(C2W)와 칩투서브스트레이트(C2S) 방식에 맞춰 구성을 나눴다. 더 큰 인터포저용 120mm급 TC 본더는 연말 출시가 목표다.

패키징 장비 공급 수요는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AI 가속기 수요가 늘면서 주요 파운드리의 패키징 소화 능력이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대만에서는 자체 라인을 늘리는 동시에, 칩을 웨이퍼에 붙이는 앞단 공정의 일부를 ASE, SPIL, 앰코 같은 후공정 외주(OSAT) 협력사에 넘기는 물량이 많아지고 있다. 파운드리가 공정과 장비 기준을 정하고 협력사가 라인을 까는 구조여서, 본딩 장비 수요가 파운드리 본사 밖으로 번지는 구조다.

한미는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고객사 확대에 집중한다. 연말 미국 법인 한미USA 설립을 추진 중이다. 미국에서는 HBM 외에 앰코의 후공정 증설, 파운드리 연계 패키징, 인텔이 밀어 온 임베디드 멀티다이 인터커넥트 브리지(EMIB) 등 수요가 늘고 있다.

양산 라인 투입 이후 점유율 확보는 앞으로 과제다. 글로벌 로직·플립칩 본더 시장에는 ASMPT, 베시(Besi), 쿨리케앤소파(K&S) 등 기존 강자가 아직 자리잡고 있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보안 등 문제 때문에 대만 파운드리 생태계는 한국산 장비 도입에 보수적인데, 양산 라인을 뚫어낸 것은 의미가 깊다”며 “한미가 HBM 장비에서 시스템 패키징 장비 회사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레퍼런스”라고 평가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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