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버틴 '기적의 녹색 집'… 구글 지도에 '랜드마크' 됐다

집주인 “기둥을 암반에 뚫어 고정한 방식 덕일 듯”

네팔 대홍수 발생 당시 건물 붕괴를 피한 가족. 사진=엑스 캡처
네팔 대홍수 발생 당시 건물 붕괴를 피한 가족. 사진=엑스 캡처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네팔 홍수 참사 현장에서 홀로 꿋꿋이 버텨낸 초록색 주택이 구글 지도에 '홍수 방지(flood-proof)' 명소로 등록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팔 둥게 바자르 지역에서 거센 홍수와 진흙더미 속을 홀로 견뎌낸 3층짜리 건물이 '기적의 녹색 집'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6일, 네팔과 티베트 경계의 히말라야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빙하 붕괴로 거대한 홍수가 계곡을 덮쳤다. 당시 주민 차트라 바하두르 피아쿠렐(67) 씨는 손자를 학교버스에 태워 보낸 뒤 집으로 돌아왔다가 가족들과 함께 고립됐다.

네팔 대홍수 발생 당시 건물 붕괴를 피한 가족. 사진=엑스 캡처
네팔 대홍수 발생 당시 건물 붕괴를 피한 가족. 사진=엑스 캡처

거센 물살과 잔해가 집 주변을 뒤덮는 동안 피아쿠렐 가족은 건물 발코니와 지붕으로 대피해 홍수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주변 일대가 진흙탕 급류에 휩쓸리는 상황에서도 이들이 살던 초록색 주택만은 거센 물살을 버텨냈다.

피아쿠렐 씨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고 생사는 오직 신의 손에 달려 있었다”며 “학교에 간 손자가 무사하기만을 바랐다”고 당시의 절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다행히 학교가 고지대에 위치해 손자는 무사했으며, 홍수 다음 날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황폐해진 진흙탕 한가운데 멀쩡히 서 있는 이 집의 사진과 영상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도로가 일부 재개통되자 수많은 방문객이 이 집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으며, 구글 지도에는 '홍수 방지' 명소로 등록되기도 했다.

집주인 피아쿠렐 씨는 “1995년 식료품점으로 출발해 사업을 확장하며 건물을 위로 증축해 나갔다”며 “기둥이 암반 깊숙이 고정되어 있었던 점과 지형적 요인, 그리고 신의 은총 덕분에 건물이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건물 구조는 유지되었으나 1·2층 내부와 가재도구가 쓸려 나갔으며, 여권과 토지 등기 증명서 등 주요 서류도 모두 유실됐다. 현재 가족들은 수도 카트만두로 임시 거처를 옮긴 상태다.

한편 이번 재해로 인한 피해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구조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네팔과 중국 양측에서 1,280명 이상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실종자는 5,6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수력발전 터널 등에 갇힌 인원에 대한 구조 작업도 계속 진행 중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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