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겨울·여름 풀사료를 연이어 재배하는 '풀사료 3모작' 현장 확산에 나선다. 한정된 농지를 연중 활용해 국내산 풀사료 생산량을 늘리고 축산농가의 사료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농촌진흥청은 이승돈 청장이 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보성군 보성읍 풀사료 3모작 실증 재배지를 찾아 사료피 생육 상황과 가축분 퇴비 활용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보성축협은 2024년부터 보성읍 일대 논 1.5㏊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사료피 1차→사료피 2차'로 이어지는 3모작을 실증하고 있다. 겨울철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수확한 뒤 여름철 사료피를 두 차례 재배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실증 결과 수분을 제외한 건물 기준 연간 풀사료 수확량은 ㏊당 20.3톤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7.2톤, 1차 사료피 6.7톤, 2차 사료피 6.4톤을 각각 생산했다.
재배 과정에서 나오는 가축분도 다시 농경지로 돌린다. 작물을 재배할 때마다 가축분 퇴비를 ㏊당 20톤씩 투입해 축산농가의 처리 부담을 덜고 토양에 유기물을 공급한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와 사료피 수확에 기존 풀사료 생산 장비를 함께 사용할 수 있어 별도 농기계 도입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다만 3모작 확대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이 청장은 이날 생산 농가와 보성축협, 풀사료·한우 관련 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생산비 부담과 퇴비 살포 시기에 집중되는 장비 확보 문제 등을 들었다. 재배 기술 보급과 현장 지원 방안도 논의했다.
농진청은 생산성을 높인 신품종을 투입해 실증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아우라'와 사료피 '만온'은 건물 수확량이 기존 품종보다 각각 15%, 13% 많다. 두 품종을 보성축협 실증 현장에 적용하고 동·하계 작물을 연계한 연중 생산체계의 안정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춘항 보성축협 조합장은 “가축분 퇴비를 농경지에 환원하고 농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풀사료 생산을 늘리는 것은 축산농가와 경종농가가 상생하는 지름길”이라며 “국내산 풀사료 생산이 확대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풀사료 3모작은 한정된 농지를 연중 활용해 국내산 풀사료 생산을 늘리고 농가 사료비 부담을 낮추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지역 여건에 맞는 재배 기술과 우수 품종이 농가에 안정적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