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소 스마트공장에 '피지컬 AI' 심는다…특화 지원 프로그램 신설

'모두의 AI 공장장'·'스마트공장' 연계…기술개발→실증→현장 적용
피지컬 AI 얼라이언스에 '중소 제조기업 특화 TF' 가동

정부가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판단해 로봇과 설비를 움직이는 '피지컬 AI'를 중소 제조현장에 본격 확산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발·실증한 기술을 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공장 구축사업과 연계하고, 중소기업이 두 부처 사업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피지컬 AI 특화 지원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기술개발부터 실증, 스마트공장 구축·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해 중소기업의 피지컬 AI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와 중기부는 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피지컬 AI 실증랩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소 제조 피지컬 AI 확산을 위한 부처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피지컬 AI는 AI가 실제 제조환경을 인식·판단해 로봇과 설비를 직접 제어한다는 점에서 제조업 AX의 다음 단계로 꼽힌다. 중소 제조기업은 전문인력과 데이터, 실증 경험 부족으로 독자적인 도입에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부처별로 나뉘어 있던 원천기술 개발과 실증, 스마트공장 지원을 연결해 이러한 간극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1차관(왼쪽)과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대전광역시 유성구 피지컬 AI KAIST 실증랩을 방문하여 중소 제조 현장의 피지컬 AI 전환과 확산을 위한 부처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1차관(왼쪽)과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대전광역시 유성구 피지컬 AI KAIST 실증랩을 방문하여 중소 제조 현장의 피지컬 AI 전환과 확산을 위한 부처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핵심은 과기정통부의 '모두의 AI 공장장'과 중기부의 '스마트제조혁신'을 하나의 지원 경로로 연결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가 개발·실증한 피지컬 AI 기술을 중기부가 실제 중소 제조기업의 공장 구축으로 이어주는 구조다.

안광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AI혁신추진단장은 “피지컬 AI라는 수레가 굴러가려면 기술개발과 현장 확산이라는 두 바퀴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 “과기정통부의 기술·데이터와 중기부의 스마트제조 정책을 연계해 중소 제조현장까지 빠르게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전북의 무인공장 제어·운용, 경남의 초정밀 제조 지능화 실증을 통해 확보한 피지컬 AI 풀스택 솔루션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올해 개별 물류구간의 자율이동로봇(AMR)·무인반송차(AGV) 도입 컨설팅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전체 물류구간의 이기종 설비 도입과 정밀제조 데이터를 제공한다. 2028년부터는 물류·생산 전 공정의 통합 운영·관리까지 지원한다.

중기부는 이를 실제 중소기업 생산현장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소기업이 '모두의 AI 공장장' 서비스와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특화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검증된 기술과 우수사례는 제조AI 통합지원 플랫폼 '제조AI 24'를 통해 확산한다.

양 부처 공동 연구개발(R&D)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가 피지컬 AI 핵심 원천·기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중기부는 제조현장 수요와 사업화 가능성을 반영한 기술 적용·실증을 담당한다. 신안보와 제약·바이오, 기후테크, K-소비재 등 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공동 과제를 기획한다.

공급기업과 제조기업을 연결할 전담 조직도 가동한다. 관계부처와 연구기관, 기업 등이 참여하는 '피지컬 AI 얼라이언스'에 중소 제조기업 특화 태스크포스(TF)를 신설, 현장의 기술 수요를 발굴하고 피지컬 AI 공급기업과 실제 도입까지 연결한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1차관과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 등 관계자들이 대전광역시 유성구 피지컬 AI KAIST 실증랩을 방문하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1차관과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 등 관계자들이 대전광역시 유성구 피지컬 AI KAIST 실증랩을 방문하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곳은 KAIST 대전 본원의 '카이로스(KAIROS)'다. 390㎡ 규모로 순수 국내 기술을 활용해 구축된 곳으로 거대언어모델(LLM)과 시각언어행동(VLA) 모델, 이기종 로봇·센서·설비, 디지털 트윈을 하나로 연결한 무인공장 환경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피지컬 AI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국내 우수한 기술이 실제 제조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중소기업은 투자 대비 효과(ROI)에 대한 불확실성과 구축·유지보수 부담으로 피지컬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실증을 통해 검증된 선도모델을 스마트제조혁신 정책과 연계해 중소 제조현장에 확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정부 예산으로 개발한 기술이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하면 성과가 파편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지금처럼 파편화된 구조에서는 산출물의 주체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며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산업을 이끌어갈 사업자가 수백 개 나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독자 AI 모델 개발 역시 중소기업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이상호 임픽스 대표는 “독자 모델을 어떻게 경량화할지, 어떤 라이선스로 사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며 “중소기업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방향으로 과제를 설계해달라”고 제안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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