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반도체 공장, 설비보다 데이터가 라인 멈춘다

〈이미지 출처=시놀로지〉
〈이미지 출처=시놀로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첨단공정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반도체 산업의 경쟁 기준이 생산설비 중심에서 데이터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다. 칩 설계 과정의 전자설계자동화(EDA) 데이터, 웨이퍼 검사 장비의 초고해상도 이미지, 생산라인 서버와 가상머신, 전산실 운영 환경까지 제조 전 과정이 데이터로 연결되고 있어서다.

스토리지는 더 이상 단순 저장 장치가 아니다.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고 생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핵심 자산을 지키는 제조 인프라의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데이터 규모와 중요성이 모두 높은 대표 분야다. 설계 데이터는 기업의 핵심 지식재산이며, 공정 검사 데이터는 품질 관리와 수율 향상의 기반이다. 생산 서버나 가상머신이 멈추면 제조 일정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이에 반도체 기업들은 성능과 확장성은 물론 데이터 보호와 운영 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인프라를 요구하고 있다.

◇설계·공정 데이터, 입출력 성능이 생산성 좌우

설계와 공정 데이터 영역에서는 높은 성능과 안정성이 핵심이다. EDA 환경에서는 수많은 소형 파일이 동시에 생성되고 처리된다. 웨이퍼 검사 과정에서는 대용량 이미지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쌓인다. 여러 시스템이 동시에 데이터를 읽고 쓰는 환경에서는 저장 용량보다 높은 입출력(I/O) 성능과 안정적인 공유 스토리지가 생산성을 결정한다.

고성능 데이터 처리 수요가 늘면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시놀로지(Synology)의 올플래시 FS 시리즈와 올해 출시된 PAS7700은 반도체 설계와 AI 기반 고성능 워크로드에 필요한 빠른 데이터 처리와 서비스 연속성을 지원한다. PAS7700은 초당입출력처리량(IOPS) 200만 건 이상, 지연 시간 1밀리초 미만을 제공한다. HD6500은 빠르게 증가하는 검사 이미지와 공정 데이터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대용량 스토리지 환경을 제공한다.

대표 사례가 세계적 포토마스크 제조기업 대만광조(Taiwan Mask Corporation)다. 이 회사는 시놀로지 올플래시 스토리지와 시놀로지 고가용성(SHA)을 기반으로 고가용성 환경을 구축했다. 스냅샷 복제(Snapshot Replication)와 하이퍼 백업(Hyper Backup), HD6500을 연계해 약 3페타바이트(PB) 규모 설계·생산 데이터를 보호하고 있다. 정보보호관리체계 국제표준(ISO 27001) 요구사항에 맞춰 정기 복구 검증도 수행한다.

◇데이터 보호, 보유보다 복구 속도가 관건

데이터 보호는 반도체 산업에서 생산성과 직결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생산 시스템이 멈추지 않으려면 저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최근 랜섬웨어 공격은 운영 시스템을 넘어 백업 데이터까지 겨냥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기업들은 백업 데이터를 보유하는 것보다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지를 더 중시하고 있다.

제조기업들은 백업과 스냅샷, 원격 복제, 불변 백업을 결합한 다계층 데이터 보호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시놀로지는 전용 백업 어플라이언스인 액티브프로텍트(ActiveProtect)와 액티브 백업 포 비즈니스(ABB) 등 데이터 보호 솔루션을 기반으로 서버와 가상머신, 개인용 컴퓨터(PC), 파일 서버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보호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시스템 장애와 랜섬웨어, 인적 오류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고, 사고 발생 시에도 신속한 복구와 비즈니스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실제 한 대만 반도체 공급망 기업은 시놀로지 기반 데이터 보호 체계를 구축해 여러 차례 랜섬웨어 공격 상황에서도 약 60분 이내에 데이터를 복구했다. 생산라인 운영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전자 제조 서비스 기업 아스틸플래시(Asteelflash)는 ABB로 1500대 이상 PC를 중앙에서 보호하고, 중복 제거 기술로 백업 용량을 약 63% 절감했다.

◇운영 관리, 스토리지를 넘어 전산실 관제로 확대

운영 관리 역시 데이터 인프라의 핵심 영역이다. 24시간 가동되는 반도체 공장에서는 생산설비뿐 아니라 서버실과 전산 인프라 상태도 실시간으로 관리돼야 한다. 서버 장애나 전산실 보안 문제를 제때 파악하지 못하면 데이터 손실은 물론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제조기업들은 스토리지 구축을 넘어 운영 환경까지 통합 관리하는 방향으로 데이터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여러 사업장의 서버실과 중요 시설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니터링하고, 이상 상황을 신속히 감지하는 중앙 통합 관제 체계 수요도 늘고 있다.

시놀로지는 서베일런스 스테이션(Surveillance Station)과 중앙관리시스템(CMS)을 통해 여러 사업장의 서버실과 주요 시설을 중앙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CMS를 활용하면 최대 3만 대 카메라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다. 글로벌 대형 반도체 제조기업에서도 서버실 운영 모니터링에 서베일런스 스테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중앙화된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운영 안정성을 높이고 장애 대응 체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첨단 제조 현장에서 확대되고 있다.

◇데이터 인프라, 반도체 생산성·연속성의 핵심 기반

AI와 첨단공정이 확산될수록 반도체 산업이 관리해야 할 데이터는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들이 데이터 인프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저장 용량과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보호와 복구 체계, 접근 권한 관리, 운영 모니터링, 장기 관리 효율성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더 이상 공정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활용하고, 안전하게 보호하며,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생산을 멈추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경쟁력이다. 데이터 인프라는 이제 정보기술(IT) 시스템을 넘어 반도체 산업의 생산성과 비즈니스 연속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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