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저앱스가 업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유리기판 글래스관통전극(TGV) 형성에 성공했다. TGV는 유리기판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로, 레이저앱스는 극소·고종횡비 구현으로 유리기판 성능 고도화 기반을 닦았다. 미세 균열을 완전 제어한 레이저 가공 기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레이저앱스는 15마이크로미터(㎛) 크기 반도체 유리기판 TGV 샘플을 제조했다. 약 1.1㎜ 두께 유리기판에서 공정이 이뤄져 구멍(비아 홀) 직경 대비 깊이는 72 대 1에 달하는 고종횡비를 실현했다. 완벽한 원에 가까운 진원도를 확보했으며, 내부 거칠기도 매끄러운 상태로 구현했다.
TGV는 반도체 유리기판에 레이저와 식각으로 매우 미세한 구멍을 형성하는 공정이다. 이 구멍에 구리를 채워 전기 신호를 주고 받는다. 구멍이 작을수록 보다 많은 입출력(I/O)을 구현해 고성능 기판을 만들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20~100㎛ 수준의 TGV 구멍 크기를 형성하고 있다. 고종횡비도 5~20 대 1 정도다. 레이저앱스가 달성한 TGV 구멍은 이보다 한참 작은 크기에다 가공이 어려운 1.1㎜ 두께에서 이뤄져 고종횡비가 크다. 1.1㎜는 메인 기판으로 쓰이는 '글래스 코어 서브스트레이트'에 적합한 두께로, 얇은 유리기판보다 공정 난도가 높다.
앞서 레이저앱스는 지난해 말 30㎛ 크기에 22 대 1 고종횡비의 TGV를 형성한 바 있는데, 1년도 안돼 기술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번 TGV 구멍 구현은 레이저앱스 레이저와 독일 슈미트(SCHMID)의 식각 협력으로 이뤄졌다.
레이저앱스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건 레이저 역량에서 비롯됐다. 회사는 독자 개발한 '멜팅 TGV' 기술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유리 내부에 녹는 점을 만들어 플라즈마로 융해하는 방식으로, 미세 균열(마이크로 크랙) 없이 TGV를 형성할 수 있다.
전은숙 레이저앱스 대표는 “유리 기판 가공 과정에서 미세 균열이 발생했다면 이 수준의 TGV 구멍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며 “반도체 유리기판 공정에서 레이저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강력한 에너지를 조사하는 레이저 가공 탓에 유리 내부에 미세 균열이 발생하면 화학적 식각 방식으로도 이를 제거하기 쉽지 않다. 식각 처리를 해도 이미 형성된 미세 균열을 따라 각종 결함이 남을 수 있어서다. 그 만큼 레이저 단에서 미세 균열 없이 TGV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전 대표는 “미세 균열 제어는 제대로 된 반도체 유리기판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최대 과제”라고 부연했다.
레이저앱스는 이 TGV 샘플을 글로벌 반도체 유리기판 제조사에 공급,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TGV뿐만 아니라 절단(싱귤레이션) 등 반도체 유리기판 공정에 해당 기술을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