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코스닥을 비롯한 자본시장 정책에 중기부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당국 중심으로 결정돼 온 코스닥 정책에 중소·벤처기업의 성장과 자금조달 관점을 더하고, 필요하면 금융위원장과 직접 토론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후보자는 10일 벤처·스타트업 업계 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장관으로 일하게 된다면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 할 말을 하는 장관, 자본시장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되겠다”며 “아마도 처음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스닥 정책이 금융시장 논리에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코스닥 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 정책은 기업 차원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아닌 금융시장 차원에서 금융위원회가 결정하고 관장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코스닥은 중소·벤처기업에 너무나 중요한 시장인 만큼 금융시장의 관점에서만 정책을 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논의되는 상장폐지 기준 강화와 코스닥 승강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자는 “중소·벤처기업이 직접 영향을 받고 기존 투자자 보호 문제도 대두될 것”이라며 “중소·벤처기업이 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기존 상장기업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필요하다면 금융위원장과도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의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속도와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코스닥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부실기업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큰 방향성에는 업계도 대체로 공감할 것”이라면서 “다만 기준 강화의 속도와 방식이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기존 주주 보호 대책을 충분히 고민하고 있는지 검토할 부분이 있다” 말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이 주도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코스닥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시장의 신뢰 상실을 회복하기 위한 정상화 조치였다”며 “코스닥이 건전화되고 신뢰를 회복하면 더 많은 자금이 유입돼 중소·벤처기업이 성장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관련해서는 벤처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직원 보상 등을 위해 자사주를 장기 보유하는 벤처기업의 특성을 감안해 예외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민간 모험자본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벤처투자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지표는 좋아 보이지만 정부 주도의 재정 투입이 상당 부분 움직임을 이끌어 온 것도 사실”이라며 “근본적으로 민간에서 모험자본 유입이 더 많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 자금 유입이 늘어날 수 있도록 여러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개혁에서도 중기부의 역할 확대를 예고했다. 이 후보자는 “기업 활동과 새로운 시도를 가로막는 규제들은 대부분 다른 부처가 가지고 있다”며 “타 부처의 불합리한 규제를 해소하는 일을 타 부처의 일이 아니라 중기부의 일이라고 인식하고, 필요하다면 규제 부처 장관들과 토론하고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과거 환경단체 활동과 전력거래소 산하 전력시장감시위원회 위원 경력을 두고 제기된 이해충돌 의혹도 반박했다. 그는 “공익 목적의 시민단체 활동은 이해충돌방지법상 사적 이해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주식 보유나 해당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는 등의 사적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시민단체 활동까지 이해관계로 본다면 정부 위원회에 다양한 민간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