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고객에게 제공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AI를 별도의 서비스나 채널로 제공해 고객이 찾아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일상과 업무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필요한 순간 먼저 작동하는 'Ambient AI'가 차세대 고객경험(CX)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승혁 콜게이트 상무이사는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CC & CX Insight 2026'에서 '선택하는 AI에서 동행하는 AI로-Ambient AI Engagement'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관점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9월 9일 코엑스에서 열린 SWCC 2026과 함께 개최됐으며, AICC와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차세대 CX 전략을 다뤘다.
허 상무는 발표에서 AI가 반드시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AI 오버엔지니어링(AI Overengineering)'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도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성과가 될 수 없으며, 실제 업무와 고객 경험에서 AI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허승혁 상무이사는 는 AI 도입 이후 실제 업무 시간이 오히려 늘어났다는 METR의 실험 결과와 함께, AI 컴퓨팅 비용과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빅테크 및 기업들의 문제의식도 소개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더 많은 AI를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AI를 배치할 것인가라는 설명이다.
특히 허 상무는 현재의 '에이전틱 AI'가 이론과 실제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론적으로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상태를 유지하고 과업을 완수해야 하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상담 내용을 요약하거나 분류하고 정해진 답변을 추천하는 등 제한된 단일 과업 중심의 자동화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한계를 넘어 AI가 고객 경험의 흐름 자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고 허승혁 콜게이트 상무이사는 강조했다. 마크 와이저가 1991년 제시한 '캄 테크놀러지(Calm Technology)', 즉 가장 심오한 기술은 사용자가 기술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일상에 스며든다는 개념을 AI에 적용한 것이다.
허승혁 상무는 “AI는 성능이 아니라 그 지능이 고객에게 도달하는 마지막 구간에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고객이 챗봇, 콜봇, 보이는 ARS, 음성 ARS 중 어떤 채널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가 고객의 상황에 맞춰 필요한 접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관점에서 콜게이트의 WAVE는 음성 중심 컨택센터를 디지털 고객 경험으로 확장하는 기반으로 제시됐다. 콜게이트는 WAVE를 Digital ARS, Web-Voice, WAVE Caption 등 다양한 기술을 결합한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보이는 ARS를 넘어 AI와 시각화 기술을 결합한 AI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WAVE Caption은 ARS와 AI 상담 과정에서 음성 안내를 실시간 자막으로 보여주고, 키패드 및 모바일 웹·앱과 연결해 고객이 화면을 보면서 상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AICC·콜봇·상담 시스템과의 연계도 지원한다.
콜게이트가 제시한 차세대 AICC의 방향은 'AI를 선택하게 하는 것'에서 'AI가 고객과 함께 움직이게 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허 상무의 발표는 AI 경쟁의 중심을 모델의 성능이나 에이전트의 숫자가 아닌 고객의 일상 속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AI를 전달할 수 있는가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임민지 기자 minzi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