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엘니뇨에 움츠러든 대서양 '열대 저기압'… '첫 허리케인' 발생 최장 지연 전망

8월 31일 멕시코만에 형성 중인 잠재적 열대성 저기압 5. 사진=미 해양대기청(NOAA) / AP  연합뉴스
8월 31일 멕시코만에 형성 중인 잠재적 열대성 저기압 5. 사진=미 해양대기청(NOAA) / AP 연합뉴스

대서양 상공에서 '역사적인' 수준의 엘니뇨 현상이 더욱 강화되면서 열대성 저기압의 발달을 강하게 억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은 관측 이래 최장기간 허리케인이 발생하지 않은 신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11일 BBC 웨더 등에 따르면, 보통 9월 초중순은 허리케인 활동이 정점에 달하는 절정기이지만 현재 대서양 지역에서는 단 한 건의 허리케인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현대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60년대 이후 대서양에서 첫 허리케인이 발생하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최장 지연 기록은 2002년과 2013년에 세워진 9월 11일이었다.

평년 같으면 이 시기까지 약 8개의 열대성 폭풍과 3개의 허리케인이 형성된다. 그러나 올해는 아서, 버사, 크리스토발, 돌리, 에두아르 등 5개의 열대성 폭풍만 발생했을 뿐, 허리케인으로 발달한 사례는 없다. 향후 일주일간도 폭풍 발달 가능성이 희박해 최장기간 무(無)허리케인 기록 경신이 확실시된다.

반면 엘니뇨가 허리케인을 강화하는 동태평양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13개의 폭풍과 5개의 허리케인(강력 허리케인 3개 포함)이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강력 허리케인 '로웰'이 하와이를 강타해 강풍과 폭우, 높은 파도 피해를 일으켰다.

대서양 허리케인의 발달이 꺾인 주요 원인으로는 강력한 엘니뇨가 꼽힌다.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은 대서양 상공의 윈드 시어(고도에 따른 바람의 급격한 변화)를 증가시킨다. 강한 윈드 시어는 상승 기류와 뇌우를 흩뜨려 폭풍이 허리케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차단한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이번 엘니뇨가 1950년 이후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사하라 사막의 건조한 공기층도 폭풍 발달을 억제하는 데 일조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대량의 먼지 및 모래 알갱이가 대서양 전역으로 건조한 공기를 공급하면서 열대 저기압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NOAA와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오는 11월 30일 종료되는 이번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 동안 명명 폭풍 8~14개, 허리케인 3~6개 수준에 그치는 등 평년 이하의 활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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