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군사적 활용을 전면화하며 전장 배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에서는 달리기와 댄스, 권투 시합을 선보이는 로봇들이 관중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대회 직후 중국 인민해방군(PLA) 공식 신문인 인민해방군보는 최첨단 기술을 연구실에서 군사 훈련장으로 신속히 이전해 로봇 '전투원'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실제 군사용 배치 움직임도 포착됐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100여건의 군사 조달 공고, 학술 연구, 특허 등 정부 기록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군사적 연구와 전시 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군 당국은 전장 환경에 맞춘 로봇 시험을 진행 중이며 병사들과의 합동 작전 방안 및 로봇 인지·조작 시스템 강화를 위한 데이터 수집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체들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압도적인 제조 역량과 시장 지배력이 인민해방군의 군사 로봇 개발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중국군 연구진이 구상하는 대표적 활용처는 도시 지역 분쟁이다.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NUDT) 연구진은 인간형 로봇과 사족보행 로봇 등으로 구성된 소대가 지상군과 협력해 적 건물을 수색 및 소탕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두 손과 발을 활용해 건물, 터널, 선박 내부 등 복잡한 구조에서 정찰과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방위산업체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국영 방위산업체 노린코(NORINCO)는 경계 근무와 전천후 정찰이 가능한 실물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 '푸시(Fuxi)'를 공개했다. 원격 조작 시스템을 결합해 로봇의 자율적 판단 부담을 줄이고 인간이 제어하는 방식이다.
다만 전장의 불확실성과 전력 소모 문제로 인해 당장 실전에 무장 로봇이 대규모로 배치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전 수칙이나 민간인 구분, 항복 신호 인식 등 자율 무기가 풀어야 할 윤리적·법적 과제도 남아 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과 생산 단가 절감이 이뤄진다면 5~10년 이내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