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뒤치다꺼리하느라 바쁜 한국”…'中 자본 잠식' 외신 지적 또 나왔다

제주국제공항. 사진=연합뉴스
제주국제공항. 사진=연합뉴스
대만 이어 독일 언론, 中 자본 영향 달라진 제주도 조명
부동산 가격·생활비 상승 부추겨…수익도 해외로 유출

제주도에 유입된 중국 자본과 외국인 부동산 투자를 둘러싼 논란이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만 언론에 이어 독일 주요 일간지도 중국인 관광객과 자본의 유입으로 변화한 제주도의 모습을 조명하며 부동산 가격과 생활비 상승, 수익의 역외 유출, 안보 문제 등을 지적했다.

11일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이 매체는 최근 '한 섬이 질식할 위기에 처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자본 유입 이후 달라진 제주도의 모습을 다뤘다.

SZ는 제주 현지 상황을 전하며 “식당 메뉴판부터 면세점 광고, 거리에서 들리는 대화까지 온통 중국어”라며 중국인 관광객과 자본이 제주에 집중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생활상의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자본의 제주 유입은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주요 통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국 정부는 2010년 일정 금액 이상을 제주 부동산에 투자하면 거주 자격을 부여하고, 일정 기간 투자를 유지할 경우 영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도입했다.

2022년까지 이 제도를 통해 제주에 유입된 투자금은 약 1조26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중국 자본이 약 9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통해 영주권을 취득한 683명 가운데 약 90%가 중국인으로 추산됐으며, 외국인들이 매입한 제주 부동산은 1955건에 달했다.

중국인의 제주 토지 보유 규모도 상당하다. 2019년 말 기준 중국인이 소유한 제주 토지는 약 981만㎡(약 296만평)로, 당시 제주도 전체 외국인 소유 토지의 43.5%를 차지했다. 면적만 놓고 보면 서울 중구 전체 면적과 비슷한 규모다.

앞서 대만 자유시보도 2024년 6월 '제주도, 중국 섬 되나? 뒤치다꺼리하느라 바쁜 한국 정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자본의 제주 유입 문제를 다룬 바 있다.

자유시보는 2008년 제주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이후 제주도가 중국인들의 주요 관광지이자 투자처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의 투자이민제 기준이 호주나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중국인의 투자가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자본이 제주에 대거 유입되면서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도 논란이 됐다. 중국계 자본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잇따르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과 주거비 부담 증가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대형 리조트와 면세점, 카지노 등의 사업을 통해 발생한 수익이 제주 지역에 재투자되기보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이른바 '역외 유출' 문제도 제기됐다.

제주도는 이른바 '중국섬'이라는 표현에는 선을 긋고 있다. 중국인이 소유한 토지 약 981만㎡가 제주 전체 면적 18억5028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외국인 전체의 토지 보유 비율 역시 약 1.18%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한국 정부도 제도 개선에 나섰다. 2023년 5월 부동산 투자이민제의 최소 투자금액을 기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하면서 투자이민을 통한 외국 자본 유입에 대한 문턱을 높였다.

하지만 SZ는 단순히 외국인이 보유한 토지 면적만으로 제주도의 변화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을 보였다.

특히 중국 자본이 투자한 일부 부동산이 제주도의 군사 통제구역과 인접해 있다는 점과 제주가 중국·러시아·일본·한국을 연결하는 해상 항로의 요충지라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 자본의 제주 유입이 단순한 관광·부동산 투자 문제를 넘어 지역경제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만에 이어 독일 언론까지 제주도의 중국 자본 유입 문제를 조명하면서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비롯한 외국인 투자 제도의 실효성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안보 문제 등을 둘러싼 논쟁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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