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크립토 인프라 품에 안았다…크라켄에 1억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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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이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크라켄의 모회사 페이워드(Payward)에 1억달러(한화 약 1344억원)를 투자하고 토큰화 주식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기존 증권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주식 거래부터 이전·결제까지 디지털화하려는 시도다.

나스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전략적 투자 부문인 나스닥벤처스를 통해 페이워드에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양사는 나스닥이 추진 중인 '나스닥 에쿼티 토큰(NETs)'의 운영·상용화 인프라를 공동 구축하고 시장감시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한다.

NETs는 기존 주식의 주주 권리와 투자자 보호 체계를 유지하면서 주식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유통할 수 있도록 설계한 구조다. 양사는 2027년 2분기 NETs 출시를 목표로 글로벌 유통과 거래, 거래 후 처리(post-trade) 기능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 증시와 크라켄의 토큰화 주식 생태계 'xStocks'를 연결해 토큰화된 주식이 서로 다른 시장 환경을 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투자는 전통 거래소가 토큰화 주식을 기존 증시와 별개의 시장으로 떼어내기보다 현재 증권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스닥이 보유한 상장시장 운영과 시장감시, 투자자 보호 체계에 크라켄의 토큰화 및 온체인 인프라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나스닥은 단순히 주식을 토큰 형태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거래 이후 과정까지 연결한다. 주식 거래가 체결된 뒤 이뤄지는 증권 이전과 청산·결제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자산과 자금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페이워드도 현재 미국 증시에서 거래 후 결제를 위해 대규모 담보가 묶이는 구조를 지적하며 온체인 결제가 거래 후 처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시장의 투자자 보호 장치는 그대로 유지한다. 페이워드는 앞으로 가상자산과 주식, 토큰화 주식, 선물·옵션 등 자사 거래 플랫폼에 나스닥의 시장감시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더라도 기존 증권시장에서 요구되는 시장 건전성과 불공정거래 감시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국내에서도 나스닥의 시도는 향후 상장주식 토큰화 과정에서 참고 사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2027년 2월 토큰증권 제도를 시행해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와 사채, 비상장주식 등을 우선 토큰화할 계획이다.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정형증권까지 토큰화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상장주식은 바로 토큰화하지 않고 시범 운영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참고해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장내시장 토큰화 거래 파일럿 테스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향후 국내에서도 기존 증권시장 인프라와 블록체인 기술을 어떤 방식으로 결합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국내 증권시장은 한국거래소가 거래를, 예탁결제원 등이 예탁·결제와 권리관리를 담당하는 구조다. 토큰화 기술이 도입되면 기존 시장의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체계를 유지하면서 분산원장을 어느 영역까지 적용할지 세부 설계가 필요하다.

탈 코헨 나스닥 사장은 투자 발표 이후 “이번 협력은 나스닥 에쿼티 토큰 사업을 진전시키면서 자본시장의 신뢰와 투명성,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준 세티 페이워드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다음 단계는 주주 권리를 유지하면서 나스닥 에쿼티 토큰을 '닫히지 않는 레일' 위로 옮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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