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뒤 비행기 추락한다”…美 공화당 의원, 비상착륙 후 헤엄쳐 탈출

위스콘신주 주지사 선거 공화당 후보인 톰 티파니 연방 하원의원. 사진=로이터통신
위스콘신주 주지사 선거 공화당 후보인 톰 티파니 연방 하원의원.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위스콘신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소속 톰 티파니(68) 연방 하원의원이 탑승한 소형 경비행기가 호수에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티파니 의원과 조종사는 침수되는 기체에서 빠져나와 직접 헤엄쳐 탈출한 뒤 구조됐다.

13일(현지시간) CNN과 AP통신, NBC방송 등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후 8시 49분께 위스콘신주 워소 다운타운 공항 인근에서 발생했다.

티파니 의원은 이날 오날라스카에서 열린 라크로스 카운티 공화당 만찬에 참석한 뒤 귀가하던 중이었다. 그가 탑승한 비치크래프트 K35 단발 경비행기는 워소 다운타운 공항에 접근하던 중 갑자기 동력을 잃었고, 인근 호수에 비상착륙했다.

기체에는 티파니 의원과 조종사 등 2명만 타고 있었다.

티파니 의원은 사고 다음 날 워소의 한 소방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조종사가 추락 직전 “우리는 추락한다.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라”고 말했다며 “나는 안전벨트를 힘껏 당겨 단단히 맸고, 약 10초 뒤 비행기가 수면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당시 비행기 속도는 시속 70~80마일(약 113~129㎞)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티파니 의원은 충돌 충격으로 머리를 앞쪽 계기판에 부딪혔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체가 물에 내려앉은 뒤 두 사람은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고 비행기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후 911에 신고한 뒤 기체 위에서 구조를 기다렸지만 비행기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하자 공항 방향으로 헤엄쳤다.

두 사람은 약 30~46m를 이동해 호수 바닥이 닿는 얕은 곳까지 빠져나왔고, 출동한 워소 소방대가 오후 9시5분께 이들을 구조했다. 구조 당시 두 사람 모두 의식이 또렷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티파니 의원은 병원으로 이송돼 오른쪽 눈 위의 상처를 12바늘 꿰맸으며 이후 퇴원했다. 조종사 역시 여러 곳에 찰과상을 입어 4바늘을 봉합한 뒤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티파니 의원은 기자회견 도중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신이 우리를 지켜줬다”며 “어젯밤 내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농담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가볍게 유지하려 했다. 이제야 상황의 무게가 실감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험은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일깨워줬다”며 사고에서 살아남은 소감을 밝혔다.

사고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사고를 조사하고 있으며,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FAA의 기체 손상 평가 결과를 지켜본 뒤 조사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지 보안관실은 호수에 남아 있는 사고 기체 주변에 부표를 설치하고 선박의 접근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티파니 의원은 의사로부터 며칠간 비행을 피하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오는 11월 3일 예정된 위스콘신주지사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이 위스콘신의 다음 주지사가 되려는 노력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예정된 선거운동과 회의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소속 위스콘신주지사 후보인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카운티 행정책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자칫 비극이 될 수 있었던 사고에서 조종사의 영웅적인 대처 덕분에 아무도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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