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마시는 우유 한 팩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 단계의 품질 관리가 이어진다. 원유가 생산되는 순간부터 위생 상태와 주요 성분을 확인하고, 집유와 운송 과정에서는 냉장 상태를 유지한다. 집유장에서는 안전성을 다시 점검하고 정부의 국가 검사까지 거친다. 기준에 미달한 원유는 정상 원유와 혼합하지 않고 전량 폐기한다.
국산 우유의 품질은 단 한 번의 검사로 결정되지 않는다. 생산부터 집유, 검사, 가공, 유통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기준을 확인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다층적 관리 체계가 품질과 안전성을 뒷받침한다.
첫 관문은 목장이다. 착유한 원유는 색깔과 냄새, 이물질 등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비중과 pH를 살핀다. 생산된 원유는 신속하게 냉각되며, 집유 과정에서도 5℃ 이하 냉장 상태로 관리된다. 집유된 원유는 세균수와 체세포수를 중심으로 검사를 받는다. 세균수는 착유 환경과 기구의 위생, 냉각·보관 상태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국내 1A등급 기준은 원유 1mL당 3만 개 미만이다. 체세포수는 젖소의 건강 상태와 유방 건강을 살펴보는 지표로, 1등급 기준은 1mL당 20만 개 미만이다.
원유의 성분과 안전성도 단계적으로 확인한다. 유지방과 유단백질 등 주요 성분을 검사해 원유 상태를 객관적 수치로 관리하며, 세균발육억제물질과 항생제 등 동물용의약품의 잔류 여부도 함께 점검한다.
국내 원유 관리의 핵심은 부적합 원유를 유통 과정에서 확실히 차단하는 무관용 원칙이다. 집유장에서는 책임검사원이 집유차량별로 잔류물질 정성검사를 실시하고, 이상이 확인된 원유는 정상 원유와 분리해 처리한다. 정부가 별도로 실시하는 국가 잔류물질 검사까지 더해져 이중으로 안전성을 확인한다. 기준 미달 원유를 정상 원유와 섞어 기준에 맞추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으며, 부적합 원유는 전량 폐기한다.
유가공 공장에서도 품질 관리는 이어진다. 원유가 공장에 도착한 뒤 생산 적합성을 다시 확인하고 살균 등 가공 과정을 거친다. 생산된 제품도 기준과 규격에 따라 자가품질검사를 통해 관리된다. 여기에 생산 직후부터 이어지는 냉장 관리가 국산 신선우유의 품질을 유지하는 핵심 과정으로 작동한다.
이승호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국산 우유의 품질은 단순히 좋은 원유를 생산하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에서 기준을 지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며 “기준에 미달한 원유는 전량 폐기하는 원칙이 현장에서 지켜지고 있다는 점이 국산 우유 품질 관리의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산부터 검사, 가공, 냉장 유통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관리 체계가 국산 우유의 품질과 신선도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마트 냉장고에서 집어 드는 우유 한 팩이 수십 번의 검사와 확인을 거쳐 도달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은, 국산 우유의 품질 경쟁력이 제도와 현장의 원칙이 함께 작동하면서 완성된 제품이란 점을 알려준다.
유은정 기자 judy69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