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글로벌 VC' 출자 1위는 佛 '졸트캐피탈'…유럽계 두각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투자유치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모태펀드가 출자하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 가운데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출자를 받은 곳은 프랑스계 졸트캐피탈(Jolt Capital)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벤처투자의 중심지로 꼽히는 미국계 VC가 아닌 프랑스계 운용사가 출자 규모 1위를 차지한 점이 눈길을 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모태펀드의 글로벌펀드 출자금액을 운용사별로 집계한 결과 졸트캐피탈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미국계 서드프라임캐피탈(Third Prime Capital), 프랑스계 코렐리아캐피탈(Korelya Capital), 사제파트너스(Sazze Partners), 코어라인벤처스(Coreline Ventures) 등이 상위 5개 운용사에 이름을 올렸다.

1위를 기록한 졸트캐피탈은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딥테크 전문 투자사다. 지난해 서울 사무소를 열며 한국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삼성전자에서 기업 인수합병(M&A)과 벤처투자 등을 담당했던 함진아 밸류크리에이션 파트너를 영입하며 국내 조직을 확대했다. 지난해 8월 한국벤처투자의 글로벌펀드 출자사업에서는 200억원에 가까운 출자 확약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딥테크 기업 발굴과 포트폴리오 기업의 사업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서드프라임캐피탈은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초기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VC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로봇 스타트업 '본AI'의 170억원 규모 시드 투자를 주도했다. 본AI는 서울과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두고 국방·재난 대응용 자율 로보틱스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코렐리아캐피탈은 프랑스 디지털경제부·문화부 장관을 지낸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이 2016년 설립한 VC다. 유럽 기술기업의 아시아 진출을 연결하는 크로스보더 투자에 강점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4년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의 756억원 규모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며 첫 한국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도 투자하는 등 한국 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사제파트너스는 동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크로스보더 투자에 특화한 VC로 국내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하다. 생성형 AI 기업 '업스테이지'에 초기부터 후속 투자까지 지속적으로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딥테크 항공·방산 스타트업 '에어빌리티'의 65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주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와 일본 도쿄에 사무소를 둔 코어라인벤처스 역시 국내 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생성형 AI 서비스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의 1000억원 규모 투자 라운드에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표>최근 3년 모태펀드 글로벌펀드 출자 상위 VC 및 주요 투자 분야  <출처:업계종합>
<표>최근 3년 모태펀드 글로벌펀드 출자 상위 VC 및 주요 투자 분야 <출처:업계종합>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는 2013년부터 해외 VC가 운용하는 펀드에 모태펀드가 출자하는 '글로벌펀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 자금을 마중물로 해외 민간자본을 유치하고 글로벌 VC의 투자 네트워크를 국내 스타트업과 연결하는 구조다. 초기에는 미국 운용사 중심이었으나 최근들어 유럽과 아시아 지역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모태펀드는 글로벌펀드에 총 9468억원을 출자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92개, 총 15조6000억원 규모의 펀드가 결성됐다. 글로벌펀드를 통한 국내 기업 투자도 확대돼 현재까지 727개 기업에 총 1조5000억원이 투자됐다.

한국벤처투자는 올해도 글로벌펀드에 15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1차 출자사업을 통해 미국·프랑스·싱가포르 소재 글로벌펀드 운용사를 선정했으며 후속 출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펀드의 역할을 단순히 해외 자금을 국내로 끌어오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스타트업을 글로벌 자본·M&A 시장 등과 연결하는 통로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만으로 '글로벌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수한 해외 VC와 국내 자본을 연결하고, 이들이 다시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해 글로벌 고객과 후속 투자자, M&A 시장으로 이어지는 양방향 자본·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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