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골드만삭스가 금값의 장기 상승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높은 금리가 금 상장지수펀드(ETF) 수요를 압박할 것으로 보고 올해 말 금값 전망은 낮췄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투자매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2027년 말 금값 전망을 트로이온스당 5400달러(약 750만원)로 유지했다. 현재 금 현물가격 약 4350달러(약 604만원)와 비교하면 약 24% 높은 수준이다.
반면 올해 말 금의 적정가치 추정치는 기존 4900달러(약 681만원)에서 4650달러(약 646만원)로 낮췄다.
연준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10월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금리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국채금리와 달러 강세 역시 금값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리나 토머스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추가 긴축이 금값 상승세를 끝내기보다는 당분간 상승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긴축의 영향이 금 ETF 수요 감소를 통해 나타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장기 전망은 달라지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는 구조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량은 월평균 약 91t으로 추산된다. 2022년 이전 월평균 약 17t과 비교하면 5배를 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중앙은행 매입이 2027년 말까지 예상되는 금값 상승분의 대부분을 설명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을 달러에 집중하기보다 금 등으로 분산하려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지난 8월까지 22개월 연속 금을 매입하며 매수세를 이어갔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2027년 9월부터 2028년 3월 사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긴축은 금값의 장기적인 상승 경로 자체보다는 단기적인 상승 속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골드만삭스의 금값 전망은 올해 들어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조정돼 왔다. 지난 1월에는 금값 전망을 4900달러에서 5400달러로 높였지만, 이후 미국 경제와 고용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말 전망을 낮췄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단기 목표치는 다시 하향했지만 2027년 말 5400달러 전망은 유지했다. 연준의 긴축이라는 단기 변수보다 중앙은행의 구조적인 금 매입과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장기적으로 금값을 지지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