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이정구 국립광주과학관장 “과학관은 과학기술과 국민의 삶 연결 플랫폼”

이정구 국립광주과학관장.
이정구 국립광주과학관장.

국립광주과학관이 최근 과학문화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잇따라 굵직한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립과학관 최초로 AI 라운지를 구축·운영하게 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전남광주 과학문화거점센터로 지정돼 호남권 과학문화 확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기관 운영과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 이행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받아 과기정통부가 주관한 '2025년도 공공기관 운영실적 평가(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등급(S등급)'을 획득했다. 또 재정경제부가 시행한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우수등급을 획득하며 정부에 인정받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관임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국립과학관 가운데 유일하게 독립된 '인공지능관'을 운영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광주시 인기 관광지 1위에 선정됐다. 광주과학관이 시작한 국민AI문해력 증진 프로그램은 정부의 'AI 디지털 배움터' 사업과 연계해 호남권 전역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며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 취임한 이정구 국립광주과학관장은 “과학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과학기술의 성과가 국민의 삶 속에서 가치로 연결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호남권역 과학문화 확산의 대표기관으로서 AI 등 첨단 과학기술의 문턱을 낮추고, 전 세대가 함께 누리는 포용적인 과학문화 생태계를 완성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AI 중심도시 기조에 발맞춰 호남권 AI 과학문화 확산 강화를 위한 기반시설 구축과 신규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과학관을 찾는 관람객에게 더욱 다채로운 과학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해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지금까지 가장 보람있는 성과를 꼽는다면.

▲현재 성황리에 운영 중인 AI 특별전 '모두의 AI(On-ai)'를 비롯해 기후 및 멸종위기를 주제로 한 '위기의 지구, SOS' 특별전과 뇌과학 특별전 '신기한 뇌세상' 등 지역민의 관심과 최신 과학계 이슈를 반영한 시의적절한 주제의 다양한 특별전들을 선보인 것에 보람을 느낀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관심 있고 좋아하는 '공룡'을 주제로 개최한 '2024 다이노 월드' 특별전에는 5만1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수입액이 2억7000만원을 웃도는 등 특별전으로서는 역대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고생물학을 전공한 경험으로 우리나라 이름과 지명이 붙은 최초의 공룡인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와 2008년 경기도 화성에서 한국 최초로 발견된 원시 각룡류인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 실물크기 복원 모형을 선보인 것도 선풍적 인기의 원인이었던 것 같다.

또 하나 꼽자면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실버세대 찾아가는 AI 과학관'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호남권 지자체 및 지역 노인복지관과 연계해 진행 중인 이 사업은 AI 활용법 교육 및 생활 속 AI 체험 등을 통해 어르신들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호평을 받고 있다.

-관람객 수와 재정적 자립도 성과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지난해 과학관을 찾은 관람객은 역대 최다인 95만명을 기록했고 광주지역 전체 관광지 가운데 3년 연속 유료입장객 수 1위를 달성했다. 관람객 증가에 힘입어 자체 수입액도 크게 늘어 2022년 17억원 수준에서 2024년 25억원으로 증가했다. 과학관이 단순히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립광주과학관.
국립광주과학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대표 전시 콘텐츠와 지역 상생 프로그램은.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시민의 참여다. 초·중·고 학생에게는 소프트웨어(SW) 코딩과 AI 윤리 교육을, 일반 시민에게는 생성형 AI 실용교육을 제공했다. 성인 전용 '사이언스 나이트 페스티벌 19+', 어르신 대상 '성인과학문해교실', 가족 대상 '과학관에서 하룻밤' 등 맞춤형 프로그램도 고도화했다. '마이 AI랩' '청소년 AI 특화캠프' '찾아가는 AI라운지'를 등으로 지역문제 해결과 과학문화 격차 해소에 기여할 계획이다.

6개 국립과학관 및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제주항공우주박물관, 국립생태원 등 주요 과학문화기관과 협력해 연간회원 교차 무료 입장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공동 개최하는 '과학스쿨'을 통해 최신 연구개발(R&D) 성과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박물관, 미술관과 손잡고 역사·예술·과학을 융합한 교육 협력사업인 '모카스(MoCHAS)'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유관기관 연계 사업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직원과 소통 및 역량 증진을 위한 노력은.

▲입사 5년 미만 직원을 중심으로 '혁신 주니어보드'를 구성해 조직문화에서부터 제도 개선까지 기관 운영 전 분야에 걸쳐 신선한 아이디어를 수렴해 적용하며 다소 경직될 수 있는 공적 조직문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따뜻한 현장밥상' 제도도 신설해 기관장과 공무직 직원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현장 목소리를 듣고 공감을 바탕으로 한 처우 개선 기회로 삼았으며, '열린 관장실'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직원과의 직접 소통의 시간을 늘렸다.

전국 과학관 최초로 '직무역량 개발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이 각자 본인의 역량 개발에 필요한 교육이나 자격증 취득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전시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실무 중심의 교육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전시기획 아카데미' 프로그램도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단시간에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2025년 전국 전문 과학해설사 경연대회'에서 국립광주과학관 직원 2명이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장관상(대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2025 국제과학관심포지엄(ISSM) 학술대회'에서도 참가기관 중 유일하게 2명의 직원이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장관상(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AI 라운지 특징은.

▲AI 라운지는 단순히 AI 기술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다. 시민 누구나 AI를 쉽고 친근하게 체험하고, 이를 일상과 업무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참여형 공간이다.

광주과학관은 전라·제주권 AI라운지 거점 운영기관으로서 'AI 디스커버리 랩' 'AI 융합체험존' 'AI 갤러리'를 조성해 학습·체험·창작을 아우르는 구조를 마련했으며 총 56종의 프로그램으로 전국민 AI 문해력 향상을 위한 거점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제주도에도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AI 서브라운지'를 설치해 AI교육과 체험의 기회를 제주까지 확대하고 있다.

실버세대 찾아가는 AI 과학관 현장에서 이정구 관장.
실버세대 찾아가는 AI 과학관 현장에서 이정구 관장.

-전남광주 과학문화거점센터로 선정된 의미와 주요 계획은.

▲광주과학관의 역할이 내부 전시와 교육을 넘어 광주전남 전역의 과학문화 기관과 인적 자원을 연결하는 권역별 컨트롤타워로 확대됐다는 의미다. 앞으로 △호남권 AI 페스타와 전남과학축전 등 지역 특화 행사 활성화 △농산어촌·도서지역 과학문화 지원 확대 △청소년 진로 탐색 지원 △민간단체와 과학동아리 성장 지원 등 4가지 전략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AI 관련 전시와 인프라 개선을 구상 중이라는데.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미래 핵심산업이 AI인 만큼 과학관의 전시와 기반시설도 AI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지난 7월 30일 개막한 'AI 특별전-모두의 AI'를 시작으로 AI 라운지를 새로 구축했고 내년 7월까지 기존 인공지능관을 인터랙티브 AI 스마트 전시관으로 새 단장할 예정이다. 생성형 AI, 자율주행, 휴먼-로봇 인터랙션 등 최신 기술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나갈 방침이다.

-과학관 리모델링이나 시설 개선 등은.

▲현재 인공지능관의 전면 개편을 추진 중이다. 노후 전시품을 교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 AI 강소기업들의 시제품을 실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겸하게 함으로써 기업에는 기술 시연의 기회를, 관람객에게는 최첨단 기술 체험의 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보성 조각류공룡과 여수 돼지코거북 화석 등 자연사관을 연내 개관랄 예정이다. 생명의 탄생과 진화, 멸종과 재건의 과정을 실물 화석과 정보통신기술(ICT)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체험형 전시관으로 만들겠다.

학부모 모니터링단의 의견을 청취하는 이정구 관장.
학부모 모니터링단의 의견을 청취하는 이정구 관장.

-임기 내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는.

▲광주과학관을 단순 전시관이 아닌,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고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호남권 대표 과학문화 거점기관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AI 특별전과 AI 라운지, 인공지능관 개편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대한민국 대표 AI 체험·교육기관으로 발전시키고 자연사관을 개관해 첨단과학과 기초과학을 균형 있게 체험할 수 있는 전시체계를 구축하겠다. 과학문화거점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대학·기업·민간단체와 협력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포용적 과학문화 서비스를 실현하겠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과학관은 단순히 과학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다. 어린이에게는 꿈을, 청년에게는 도전의 기회를, 성인과 어르신에게는 새로운 배움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과학관을 만들겠다.

'과학관에 오면 어린이는 20년 앞서가고, 어른은 20년 젊어진다'는 경영철학을 실현해 국립광주과학관이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과학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정구 국립광주과학관장은…

이정구 관장은 서울대학교에서 지질학(고생물학)을 전공해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 1호 삼엽충 전공 박사를 취득하며 이 분야의 선구자로도 알려져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 관장은 20여 년간 국립과천과학관 과장과 국립서울과학관장, 국립어린이과학관장 등을 역임하며 과학관의 건립부터 전시·교육 등 콘텐츠 개발과 기관 운영에 이르기까지 명실상부한 과학관 전문가로 이름을 확고히 하고 있다. 한국고생물학회 회장, 대한지질학회 이사, 한국지구과학회 부회장, 올림피아드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며 국내 지질학계를 견인해 온 최고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국가유산청 제1대 국가유산위원회에서 지질·명승·조경분과 위원장직을 맡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지질유산과 명승 등 자연유산의 가치를 온전하게 보존하고 이를 국민들이 쉽고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과학적 시각을 접목한 정책 심의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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