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7/09/news-p.v1.20260709.cbab861bcb2a411b9cdc111596ddca71_P1.jpg)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지주 회장들에게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지자체 금고 유치를 둘러싼 과당 경쟁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사고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내부통제에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은행연합회장과 8대 은행지주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금융권 당면 현안과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를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 변화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은행장 등 70여개 자회사 CEO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변화의 시기'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우선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서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가 아닌 능력에 기반해 적임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보군 선정부터 검증·평가·기록까지 승계 절차 전반에 적용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지주회사 자회사추천위원회가 CEO 후보를 추천·선정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 상시후보군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후보 평가 과정에도 자회사 임추위원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 선정과 관련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냈다. 자본력이 큰 은행이 높은 협력사업비를 앞세워 금고를 따내는 방식이 불공정 경쟁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지자체 금고 입찰을 단순한 수익사업이 아니라 '지역 내 자금 순환'과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서도 바라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은행들이 제시하는 협력사업비가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분석했는지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도 주요 화두로 제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 금융사고는 2023년 33건, 696억9000만원에서 올해 1~7월 47건, 1712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내부 직원뿐 아니라 소득·재직증명서 위변조나 담보평가액 부풀리기 등 외부인 사기와 해외 점포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충분한 인력과 자원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제도 개선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규칙 위반 행위가 발생하면 개별 사고뿐 아니라 평가·보상체계의 적정성과 조직 차원의 유인 여부까지 점검할 방침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은행지주 회장들도 CEO 선임 절차를 재점검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행권은 지방 균형발전과 지배구조 개선 등에도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