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사용이 금지된 임산부에게 300건 이상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유효성이 확립되지 않은 만 13세 미만인 소아·청소년에게도 100건이 넘게 투여됐다. 일부 환자의 민감성을 배제할 수 없는 고령층에서도 수만건의 처방이 이뤄져 '안전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국회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2025년 8월 첫 국내 출시 이후, 올해 7월까지 약 1년간 임산부에게 325건이나 처방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마운자로프리필드펜주2.5밀리그램/0.5밀리리터'의 사용상 주의 사항에는 “임산부에게는 이 약의 사용을 중단한다”고 명시됐다.

같은 기간 만 13세 미만 소아에게 이뤄진 마운자로 처방도 100건을 넘어섰다. 마운자로는 아직 소아 환자에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립되지 않은 의약품으로 꼽힌다.
고령층에게도 마운자로 처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같은 기간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이뤄진 처방은 3만6000건을 넘어섰다. 월별 처방 건수 역시 지속 증가했다.
식약처 허가 사항에는 임상시험에서 “일부 고령자에게서의 더 큰 민감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명시됐고, 특히 만 85세 이상 환자에 대한 치료 경험은 매우 제한적이다.
백 의원은 출시 1년 만에 비만치료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임산부와 소아 등 주의가 필요한 환자군을 걸러내기 위한 처방 단계의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가 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마운자로가 국내에 출시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11개월간 총 1261건의 이상 사례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올해 들어 보고된 사례만 916건으로 전체의 72.6%를 차지했다.

백 의원은 “식약처가 투여 중단을 명시한 약물이 임산부에게 300건 넘게 처방되었다면,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단순히 의사와 환자의 판단에 맡길 것이 아니라 임산부·소아 등 위험군에 대한 처방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속히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