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표준화 기구 MPEG의 VCM 표준화 활동에 직접 기고해 온 영상 AI 기업 빅태블릿(대표 문지호)이 표준 기반 원천기술로 국가 인증을 받았다. 빅태블릿은 자사의 'Video Coding for Machine(VCM) 기반 비디오 압축 기술'이 중소벤처기업부 녹색기술인증을 획득했다고 30일 밝혔다. 사람이 보는 화질이 아니라 AI가 인식하는 데 필요한 정보만 남기는 차세대 압축 기술이 공인시험과 국가 인증을 동시에 통과한 사례다.
녹색기술인증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60조에 근거해 정부가 에너지·자원 절감 효과가 검증된 기술에 부여하는 국가 인증이다. 빅태블릿의 인증 유효기간은 2026년 9월 10일부터 2030년 9월 9일까지 4년이다.
VCM은 사람이 보기 위한 화질이 아니라 AI가 객체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만을 선별해 압축하는 차세대 영상 부호화 기술이다. 국제 표준화 기구 MPEG이 표준화를 진행 중인 분야로, 기존 영상 압축 방식과 달리 컴퓨터 비전 AI를 최종 소비자로 상정해 설계된다.
빅태블릿의 기술은 AI 인식에 필요한 정보를 선별적으로 부호화해 영상 AI 시스템의 데이터 전송량과 저장 용량을 큰 폭으로 줄인다. 카메라 수백 대가 24시간 가동되는 산업 현장에서 네트워크 증설이나 스토리지 추가 없이 AI 영상 분석을 도입할 수 있고, 같은 저장 공간으로 훨씬 긴 기간의 영상을 보관할 수 있다.
빅태블릿은 인증 획득에 앞서 한국인정기구(KOLAS) 공인시험기관인 와이즈스톤에서 국제 소프트웨어 품질 표준에 따라 성능 시험을 마쳤다. 시험 결과 빅태블릿의 부호화기는 도로 교통, 스포츠 경기 등 다양한 해상도의 표준 테스트 영상 12종에서 원본 영상 대비 평균 99.7%의 비트레이트 절감률을 기록해 시험 기준(99% 이상)을 충족했다. 동시에 압축 후 영상의 객체 탐지 정확도(mAP) 저하는 평균 7.97%로, 기준치(20% 미만)를 크게 밑돌았다. 데이터를 1000분의 3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AI가 인식하는 성능은 대부분 유지한 것이다.
영상 데이터는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과 저장 용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AI 영상 분석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영상의 전송·저장에 소요되는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늘고 있는 만큼, 전송·저장 데이터 자체를 줄이는 VCM 기술은 AI 인프라의 에너지와 탄소 부담을 구조적으로 낮추는 기술로 평가된다.
빅태블릿의 박민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025년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전파연구원 주최로 대전에서 열린 제151차 MPEG 회의에 VCM 표준 참조 소프트웨어(VCM-RS) 개선 기고(m73393)를 제출하는 등 국제 표준 논의에 직접 참여해 왔으며, 대표이사와 CTO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표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경망 기반 영상 부호화 관련 등록특허를 포함해 다수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북대학교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원천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기술은 이미 산업 현장 적용 단계에 들어섰다. 빅태블릿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의 생산 현장에서 1억원 규모의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의 2026년도 민관공동기술사업화 기술이전사업화 과제에 선정돼 '신경망을 이용한 영상 부호화 기술 기반의 실시간 CCTV 분석 솔루션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국가 인증, 공인시험, 정부 R&D, 현장 실증으로 이어지는 검증 구조를 갖춘 셈이다.

빅태블릿은 2022년 대구광역시에서 설립돼 대구시의 스타트업 거점인 대구스케일업허브에 입주해 있으며, 경북대학교와의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영상 부호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판교에 기업부설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2025년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창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플러그앤플레이 테크센터 본사에 입주해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문지호 대표는 2025년 11월 지역 창업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대구시는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도시 프로젝트' 핵심 거점으로 선정돼 인공지능·소프트웨어를 3대 중점 육성 분야의 하나로 삼고 동대구벤처밸리 등을 거점으로 '글로벌 딥테크 창업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동대구벤처밸리의 DASH에 자리한 AI 딥테크 기업이 국제 표준화 참여와 국가 인증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사례인 셈이다.
박민호 빅태블릿 CTO(기업부설연구소장)는 “VCM은 영상을 사람이 아닌 AI를 위해 다시 설계하는 기술이며, 앞으로 모든 영상 AI 인프라의 기반 계층이 될 것”이라며 “국제 표준 흐름에 맞춰 기술을 개발해 왔고, 이번에 공인시험과 국가 인증으로 성능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검증받았다”고 말했다.
문지호 빅태블릿 대표는 “영상 AI의 확산 속도만큼 데이터와 전력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표준 기반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서 산업 현장의 영상 관제와 안전 분석에 VCM을 적용해 AI 도입 비용과 에너지 부담을 동시에 낮추는 사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가 글로벌 딥테크 창업도시로 도약을 준비하는 시점에 지역에서 자란 AI 기업이 국제 표준과 국가 인증으로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빅태블릿은 현재 VCM 기술을 산업 시설 지능형 영상관제와 산업안전 영상 분석 솔루션에 적용하고 있으며, 엣지 장비에서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경량 버전과 영상에서 사고·이상의 원인을 설명하는 비전-언어 모델(VLM) 기술을 함께 개발 중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