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최승천 에이머슬리 대표 “숙련자의 경험, 제조 현장에 남기겠다”

최승천 에이머슬리 대표
최승천 에이머슬리 대표

“뛰어난 엔지니어 한 사람의 문제 해결 방법이 소프트웨어가 되면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고, 여러 장비와 공정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제조 인공지능(AI) 기업 에이머슬리가 숙련 엔지니어의 공정 판단과 제어 노하우를 소프트웨어(SW)로 구현하는 플랫폼 '앰피비언(Amfibian)'을 개발했다. 엔지니어 개인에게 머물던 지식과 경험을 생산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 제조업 자동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승천 에이머슬리 대표는 제조 현장과 연구실을 두루 거친 공정 전문가다. 2003년 한화에서 병역특례로 제조업에 첫발을 내디딘 뒤 미국 UC버클리 박사과정에서 제조 공정을 연구했다. 이후 코닝정밀소재에서 공정 개발을 맡았고,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양산 자동화와 공정 제어를 경험했다.

창업의 출발점은 좋은 연구와 기술이 실제 제조 현장까지 전달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최 대표는 “SK하이닉스에서 실제 양산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이 가능성을 직접 봤다”며 “좋은 기술과 지식이 몇몇 사람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제조 현장에서 계속 사용되고 확산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앰피비언은 공정을 가장 잘 아는 엔지니어가 직접 AI 모델을 만들고 검증해 실제 생산 환경에서 운영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장비 상태와 소모품, 생산 제품 등에 따라 데이터 특성이 계속 바뀌는 제조 현장을 전제로 개발했다. 사용자가 담당 공정에 맞는 모델과 제어 로직을 만들고, 생산 환경 변화에 맞춰 관리하면서 목표한 공정 결과를 안정적으로 달성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제조 시스템을 활용하는 엔지니어의 업무 과정 전체를 자동화한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여러 시스템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델을 만든 뒤 생산 시스템과 연결해 결과를 확인·수정하는 과정을 하나로 묶는다. 이를 통해 숙련자의 이동이나 은퇴 이후에도 문제 해결 방식이 현장에 남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저희가 하고 싶은 것은 한 명의 엔지니어가 할 수 있는 일의 양을 크게 늘려주는 것”이라며 “어떤 문제가 발생했고, 어떤 데이터를 보고, 어떤 판단을 했고, 무엇을 바꿨으며, 결과가 어땠는지가 시스템에 축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머슬리는 글로벌 반도체 팹과 기술 검증 및 사업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장비사와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업체 등과도 협력을 논의하며 제품 직접 공급뿐 아니라 기존 장비·제조 SW와 결합하는 방식의 시장 진입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태양광과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전력반도체 등 유사한 공정 기술을 사용하는 첨단 제조업으로 고객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2024년 시드 투자 이후 제품 개발에 집중해 온 에이머슬리는 연내 앰피비언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프리A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확보한 자금은 제품 고도화와 고객 확보, 사업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좋은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과 좋은 사업을 만들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고객을 확보하고 첫 번째 적용 사례를 만든 뒤 다음 장비와 공정, 고객으로 확장하면서 실제로 반복 가능한 매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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