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차이나] 창신테크놀로지, 349억위안 투자로 D램 승부수

창신테크놀로지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둔 데 이어 349억위안 규모의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차세대 D램(RAM)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서버 수요 확대로 확보한 수익을 연구개발과 생산 인프라에 재투입해 기술 경쟁력과 생산능력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창신테크놀로지는 지난 28일 241억위안 규모 기술 연구개발 프로젝트와 108억위안 규모 메모리 웨이퍼 후공정 테스트 기지 2기 건설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두 프로젝트 총투자 규모는 349억위안이다. 이 가운데 180억위안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확보한 초과 공모자금을 활용하고, 나머지는 증자와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창신테크놀로지는 올해 상반기 매출 1503억1000만위안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873.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776억5000만위안으로 지난해 상반기 23억3200만위안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주력 사업 매출총이익률은 84.84%,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311억5600만위안에 달했다.

[테크 차이나] 창신테크놀로지, 349억위안 투자로 D램 승부수

분기별 실적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창신테크놀로지의 1분기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247억6200만위안이었지만 2분기에는 528억4300만위안으로 늘었다. 메모리 가격 상승효과가 상반기 후반까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창신테크놀로지 실적 개선에는 글로벌 D램 시장 수급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시장의 성장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이 HBM과 서버용 DDR5 등에 생산능력을 집중하면서 범용 D램 시장에서 공급 공백이 발생했다. 창신테크놀로지는 이 같은 시장 변화 속에서 생산량과 시장점유율을 동시에 확대했다.

CFM 플래시메모리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규모는 1470억24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55.9% 증가했다. 창신테크놀로지의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10%에 근접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글로벌 4위권으로 올라선 것으로 파악된다.

창신테크놀로지가 이번에 가장 큰 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분야는 차세대 D램 공정 기술이다. 241억위안을 투자해 30개월 동안 D램 제조공정 고도화를 추진한다. 창신테크놀로지는 지난 9월 4중 노광 기술을 기반으로 메모리 어레이 유효 영역의 하프 피치를 11.95나노미터까지 줄인 5세대 D램 공정 기술 플랫폼을 양산 단계에 진입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창신테크놀로지는 연구개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68억5900만위안으로 작년 동기 대비 87.38% 증가했다. 이번 연구개발 프로젝트 투자액은 상반기 연구개발비 약 3.5배에 해당한다. 단순 생산량 확대를 넘어 차세대 공정과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대규모 자원을 투입하는 셈이다.

108억위안이 투입되는 후공정 테스트 기지 2기는 생산능력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후공정 병목을 해소하는 역할을 맡는다. 창신테크놀로지는 생산능력이 확대되고 제품군이 다양해지면서 외부 후공정 업체의 테스트 역량과 관련 자원 부족이 생산능력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시설이 완공되면 D램 웨이퍼 테스트와 모듈 조립 등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면서 후공정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창신테크놀로지의 대규모 투자와 함께 중국 반도체 업계 D렘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기가데비스는 29일 창신테크놀로지와의 2026년도 일상적 관계사 거래 예상 규모를 기존 57억1100만위안에서 78억5400만위안으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D램 제품 위탁생산 가격이 시장 상황에 따라 상승한 것을 주요 배경으로 제시했다. 2027년 1~4월 관련 거래 예상액도 44억1100만위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창신테크놀로지의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시점은 메모리 업황 변곡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D렘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메모리 업체와 서버 고객 간 장기공급계약이 확대되면서 비장기계약 물량 가격 상승 여력은 점차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3분기에도 D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승 폭은 이전보다 둔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창신테크놀로지가 이번 투자를 단기적인 증설보다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는 이유다. D램 산업은 공급과잉과 부족이 반복되는 대표 경기순환형 산업으로, 호황기에 확보한 현금을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에 재투자해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특히 후공정 테스트 기지 2기 건설 기간은 37개월로, 실제 생산능력이 확보되는 시점은 2029년께로 예상된다. 현재 메모리 가격이나 수급 상황이 아니라 수년 뒤의 시장 구조를 겨냥한 투자라는 의미다. 창신테크놀로지가 차세대 공정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자체 테스트 역량까지 갖추게 되면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제품 측면에서도 창신테크놀로지는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LPDDR6 상용 양산에 나서는 한편 LPDDR5X 10667Mbps 제품을 스마트폰에 적용하면서 모바일용 고속 메모리 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AI와 고성능 모바일 기기 시장이 성장하면서 D램 경쟁 역시 용량뿐만 아니라 전송속도와 전력효율, 미세공정, 제품별 최적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창신테크놀로지의 349억위안 투자는 현재의 메모리 호황을 활용해 미래의 기술과 생산능력을 확보하려는 중장기 전략으로 해석된다.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확보한 수익을 연구개발과 생산 인프라에 재투입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차세대 D렘 공정과 후공정 역량을 강화해 다음 메모리 사이클에 대비하는 것이다.

향후 시장이 주목할 부분은 D램 가격의 단기적인 등락보다 차세대 공정 기술 양산 전환 시점과 신규 생산시설 가동 일정, 그리고 2029년께 글로벌 D램 시장 수급 환경이다. 창신테크놀로지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확보한 기술과 생산능력을 실제 시장점유율 확대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 구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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