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공공기관 10곳 중 4곳이 인공지능(AI) 활용 성과가 없거나 별도로 측정하지 않는 '성과 공백 기관'으로 나타났다. 학계·산업계 전문가들은 공공 AI 도입을 넘어 성과관리·진단체계 혁신을 촉구했다.
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 AI경영인증센터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주희·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공공부문 AI 활용 실태분석과 효율적 AI 경영방안 토론회'에서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공공 부문 43곳의 AI 활용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공공 부문 AI 활용과 성과관리 간 격차가 확인됐다. 조사 대상 기관 90.7%가 AI를 업무에 활용한 반면, 44.2%는 AI 관련 정량적 성과가 없거나 별도로 측정하지 않았다. AI 활용 과정에서는 전문인력 부족(65.1%)과 예산 부족(55.8%)을 주요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재성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개인 단위 AI 활용이 기관 차원의 전사적 도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AI 도입 여부를 넘어 사용 빈도와 지속성, 서비스 품질, 활용 적합성 등을 평가하고 인증 기준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참석자들은 AI 활용 성과 측정과 진단체계 마련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는 “공공 AI 정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사업을 추진하고 성과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며 “AI가 공공 부문의 생산성을 높이고 국민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성과를 보여줘야 정책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세억 동아대 행정학과 교수(AI정부연구소장)는 “AI를 얼마나 활용하는지뿐만 아니라 실제 어떤 효과를 내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며 “기관의 AI 활용 수준을 진단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공공 부문의 AI 경영 역량을 측정하기 위한 심사체계도 제시됐다.
협회가 마련한 공공부문 AI경영인증(PAIF)은 전략·거버넌스, 데이터, 기술·인프라, 조직·인력, 서비스·업무 활용, 사업성과·사회적 가치, 생성형 AI 위험관리 등 7개 부문 70개 지표를 총 1000점으로 평가한다.
김진오 코어디아이티 대표는 “AI경영인증은 AI를 얼마나 많이 도입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전략적이고 안전하며 책임 있게 활용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민원 처리 속도와 정확성 등 국민이 체감하는 공공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의원은 “공공 부문에서 AI라는 고도의 기술을 활용해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국민 모두의 AI'를 실현하는 관건”이라며 “오늘 토론은 공공 부문에서 AI가 제대로 상용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뜻깊다”고 말했다.
조벼리 기자 starr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