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의 무지(無智) 무득(無得)]행유부득자 개반구저기(行有不得者 皆反求諸己)

이강우 동국대 컴퓨터AI학부 교수
이강우 동국대 컴퓨터AI학부 교수

동양의 현인들은 국가의 본(本)(덕성)과 말단(末端)(형벌)을 전도(顚倒)시킴을 강력하게 경계한다.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법령자창 도적다유(法令滋彰 盜賊多有), 즉 '법령이 정교해질수록 도적이 많아진다'고 경고함으로써 법과 규제가 촘촘해질수록 정작 사회는 오히려 피폐해짐을 말한다.

장자(莊子) 역시 제물론(齊物論)에서 피역일시비 차역일시비(彼亦一是非 此亦一是非)라며 '이것이나 저것이나 하나의 옳고 그름'이라며, 자신의 프레임으로 사회를 몰아붙이는 행위는 정의의 구현이 아니라, 스스로의 선입견의 감옥에 갇힌 오만(傲慢)일 뿐임을 질타한다.

특히, 반구저기(反求諸己)라는 말은 '지도자 스스로가 문제를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올바른 도리로 돌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즉, 중용(中庸)에서는 실저정곡 반구저기신(失諸正鵠 反求諸其身)이라며 '화살이 정곡(正鵠)(과녁의 중심)을 벗어나면 주변의 환경이나 남을 탓하지 말고 그 원인을 돌이켜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또 맹자(孟子)는 행유부득자 개반구저기(行有不得者 皆反求諸己)라는 말로 '(남을 사랑하는데도 친해지지 않으면 자신의 인(仁)함을 돌이켜보고, 남을 다스림(治)에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자신의 지혜(智)를 돌이켜보며, 남에게 예(禮)를 갖추었는데도 답이 없으면 자신의 공경(敬)함을 돌이켜보아야 한다.) 행하여 얻지 못하는 바가 있거든 모두 돌이켜 자기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아라'고 일갈한다.

불교(佛敎)에서는 국가의 리더들은 물론 크고 작은 조직을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들이 자칫 빠지기 쉬운 함정을 아상(我相)에 집착한 번뇌(煩惱)의 원인으로 진단한다. 나만이 옳고 내가 가진 이념만이 절대 진리라는 아치(我痴)와 아만(我慢)에 갇혀버리면, 자신과 생각이 다른 모든 이들을 철저하게 타도해야 할 적으로만 보게 되는 번뇌는 필연적이다.

불교의 핵심인 연기법(緣起法)을 보라.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실체는 없다. 너와 나, 우리 모두는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어(相依相存), 상대를 해치려는 시도는 결국 나 자신의 존재 기반을 흔드는 자해 행위에 다름이 아니다. 자기가 던진 억압의 규제가 결국 공업(共業)이 되어 사회 전체를 황폐화하고, 이는 곧 자신을 옥죄는 굴레와 업보(業報)로 돌아옴을 수 많은 역사적 비극들이 보여주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자신과 보위(保衛) 세력을 제외한 사회 전체를 범죄화하고, 삼권분립(三權分立)마저 파괴하면서까지 반사회적 법률제정이 남발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우리 사회 전반에 심각한 도전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의 잘못된 행위가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살펴보자니 부정적인 영향 일색(一色)이다.

첫째는 실질적 법치주의의 훼손이다. 의회의 정당한 절차를 거쳐 제정된 법이라 할지라도, 내용과 목적이 국민의 기본권과 안전을 침해하게 되는 형식적 합법성의 남용으로 인한 법의 지배를 통한 통치(Rule by Law)가 법의 보편성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둘째는 사회적 조화의 붕괴이다. 카를 슈미트(Carl Schmitt)가 말한 '적과 동지의 이분법'을 법제화함으로써, 특정 계층과 집단에 대한 적개심을 이념적으로 정당화하는 입법으로 인하여 최소한의 사회적 신뢰마저 붕괴되고 극단적인 갈등과 파편화가 가속 일로이다.

셋째는 사회정의의 본질적 왜곡이다. 이념으로 포장된 적대성에 기반한 입법은 국민 대부분의 기본적 자유와 안전을 위협하므로 존 롤스(John Rawls)적 정의관에 어긋난다. 정의는 분배뿐만 아니라 서로의 정체성과 가치를 대등하게 인정하는 것을 포함하는 바, 지금은 사회적 정의가 소멸되고 있음에 따라 국가 차원의 비극적 역사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노주박이한단위(魯酒薄而邯鄲圍). 노(魯)나라의 술이 싱거웠는데 아무런 관련이 없는 조(趙)나라의 수도인 한단(邯鄲)이 포위되었다는 말이니, 권력자가 어설픈 방법으로 세상을 바로잡겠다고 설치는 순간, 그 파장은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재앙으로 돌아온다는 말이다. 부디, 행유부득자 개반구저기(行有不得者 皆反求諸己)!

이강우 동국대 컴퓨터AI학부 교수 klee@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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