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인공지능(AI) 리걸테크 산업에 대한 규제 체계를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마련 중인 'AI 리걸테크 가이드라인'이 국내 기업에만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살펴보는 한편 대한변호사협회가 광고 규제와 징계 권한을 함께 갖는 현행 자율규제 구조도 개선 필요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박 부위원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변협 중심의 자율규제, AI·리걸테크 시대에도 그대로여야 합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법률서비스의 공공성과 소비자 보호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불합리한 규제에 가로막히는 일 역시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법무부의 '변호사검색서비스 운영 가이드라인'을 지적했다. 리걸테크 스타트업은 가이드라인에 맞춰 서비스를 개편했지만 대형 포털에는 동일한 기준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법무부가 논의 중인 AI 리걸테크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규제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박 부위원장은 “초안대로라면 국내 법률 AI의 일부 유료 서비스가 제한될 수 있다”며 “그런데 챗GPT나 클로드 같은 해외 범용 AI에는 같은 법률 질문이 사실상 열려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내 기업만 불리한 규제가 되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대한변협 중심의 자율규제 체계도 재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박 부위원장은 “의사·회계사·변리사는 협회가 징계를 요구하고 징계권은 정부가 갖습니다. 그런데 변호사만 광고 규제와 징계를 모두 변협이 쥐고 있다”면서 “전문직 단체가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을 위반했는지 판단하고, 징계까지 행사하는 이 구조가 AI와 리걸테크 시대에도 적절한지는 이제 점검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징계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국회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박 부위원장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내외 기업 간 규제 형평성과 변협의 자율규제·징계권 구조를 살펴보고 관련 법안 논의에도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규제합리화위원회 차원의 후속 논의도 예고했다. 박 부위원장은 “규제합리화위원회도 법 개정만 기다리지는 않겠다”면서 “법무부,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지금 할 수 있는 개선책을 찾고, 새 AI 리걸테크 가이드라인이 또 다른 진입장벽이 되지 않는지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에 '제2의 로톡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규제합리화위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