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젠로보틱스-IDQ, 국내 최초 '양자보안 순찰로봇 관제시스템' 공동 개발

KOLAS 성능 입증…로봇 영상·위치에 시민 사생활 그대로
“새만금 산업단지·공공시설 중심으로 적용 확대 계획”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일대 보행로에서 야외 운용 검증 중인 4족 보행 순찰로봇.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일대 보행로에서 야외 운용 검증 중인 4족 보행 순찰로봇.

전북 군산의 로봇 관제 기업 플로리젠로보틱스(대표 김도근)가 세계적 양자보안 기업 아이디퀀티크(IDQ)와 손잡고 순찰로봇 관제시스템에 양자보안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고 7일 밝혔다.

플로리젠로보틱스의 로봇 관제시스템 'FLOW'에 IDQ의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연동해 로봇과 관제센터가 주고받는 데이터를 양자난수로 만든 암호키로 보호한다. 로봇 관제 통신에 양자보안을 적용해 공인시험으로 성능까지 검증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순찰로봇은 공원과 주거단지, 공공시설을 돌아다니며 주변을 촬영하는 '움직이는 폐쇄회로(CC)TV'다. 로봇이 관제센터와 주고받는 데이터에는 실시간 위치와 이동 경로, 카메라 영상, 원격 제어 명령이 담기고, 영상에는 시민의 얼굴과 차량번호, 출입 동선이 그대로 찍힌다. 이 통신이 뚫리면 사생활 정보가 통째로 새어 나가고, 제어 명령이 탈취되면 보행자 곁을 달리는 로봇이 그대로 거리 위의 위험 요인이 된다. 개인정보보호법도 2023년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 조항(제25조의2)을 새로 두고 이런 장비의 촬영과 정보 관리에 별도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개발의 핵심은 양자보안을 로봇 관제시스템에 접목해 순찰로봇이 안고 있던 보안 위협을 막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양자보안 기술은 통신망과 금융, 스마트폰 등에 주로 쓰였을 뿐, 거리를 돌아다니는 로봇에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플로리젠로보틱스는 IDQ의 양자난수생성기를 관제시스템 FLOW에 연동해, 로봇과 관제센터 사이를 오가는 위치·이동 경로 정보와 제어 명령을 외부에서 엿보거나 조작하지 못하도록 했다. 순찰로봇이 수집한 시민의 사생활 정보가 새어 나가거나 해커가 로봇 제어권을 가로채는 위협을 통신 단계에서 차단한 것이다.

보호 방식은 이렇다. 양자난수생성기는 빛의 양자역학적 성질을 이용해 누구도 예측하거나 재현할 수 없는 난수를 만든다. 로봇과 관제 서버는 통신 세션마다 이 난수로 새 암호키를 만들어 데이터를 표준 암호 방식(AES-256-GCM)으로 암호화하고, 통신이 끝나면 키를 즉시 폐기한다.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만든 키와 달리 패턴을 추측할 여지가 없고, 전송 중 데이터가 조작되면 바로 걸러낸다.

플로리젠로보틱스 로봇 관제시스템 'FLOW' 화면. 디지털트윈 지도 위에 로봇 위치와 상태, 실시간 카메라 영상이 표시된다. 영상 속 차량번호는 모자이크 처리.
플로리젠로보틱스 로봇 관제시스템 'FLOW' 화면. 디지털트윈 지도 위에 로봇 위치와 상태, 실시간 카메라 영상이 표시된다. 영상 속 차량번호는 모자이크 처리.

성능은 공인시험으로 확인했다. 개발팀이 한국인정기구(KOLAS) 공인시험기관 와이즈스톤에서 받은 시험(2026년 8월)에서 관제 명령 응답 성공률 100%(목표 95%), 로봇 3대 동시 제어, 데이터 암호화 평균 약 0.09밀리초(㎳)·복호화 약 0.02㎳를 기록했다. 관제센터와 로봇 사이 왕복 통신 지연은 평균 299ms로 목표치(500㎳)보다 짧아 암호화를 더해도 실시간 관제에 지장이 없음을 확인했다.

IDQ는 2001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설립된 양자보안 기업으로, 양자난수생성 칩을 삼성전자 '갤럭시 퀀텀' 스마트폰 시리즈에 공급했다. 2018년 SK텔레콤 투자로 한국 법인을 세웠고, 2025년 미국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IonQ)에 인수됐다.

플로리젠로보틱스는 본사가 있는 전북 군산과 맞닿은 새만금을 첫 확산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새만금은 산업단지와 항만, 태양광 발전시설이 넓은 부지에 흩어져 있어 사람이 직접 순찰하기 어렵고, 첨단 제조시설이 들어서면서 시설 보안과 정보 보호 수요도 커지고 있다. 새만금의 산업시설과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양자보안 순찰로봇 관제를 실증한 뒤 전국의 공원·주거단지·공공시설로 적용을 넓힐 계획이다. 보호 범위도 카메라 영상과 지도 데이터로 확대하고, 양자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양자내성암호(PQC) 기반 인증·키 교환을 더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로보틱스랩을 총괄했던 장세준 플로리젠로보틱스 의장(현 국립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 겸직)은 “순찰로봇은 도시를 촬영하며 다니는 장비여서, 관제 통신이 뚫리는 순간 시민의 사생활이 통째로 새어 나간다”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봇 관제에 양자보안을 적용한 만큼, 새만금을 시작으로 영상 데이터와 양자내성암호까지 보호 범위를 넓혀 실제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서울시 '2025년 양자 기술개발 지원사업'(전담기관 서울경제진흥원)으로 2025년 9월부터 1년간 진행한 과제에서 나왔다. 과제는 빔스온탑엔지니어링이 총괄하고 아이디퀀티크와 국립군산대학교가 공동 수행했으며, 플로리젠로보틱스는 국립군산대 건설로보틱스연구실과 함께 로봇 연동과 관제시스템 개발을 맡았다. 개발팀은 서울 도심 보행로에서 4족 보행 순찰로봇의 야외 운용을 검증했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노후 건축물 디지털트윈 연계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한편, 2022년 설립된 로봇 관제·자율주행 기업으로, 전북 군산에 본사를 둔 국립군산대학교 연구소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로봇 관제시스템 'FLOW'로 4족 보행 로봇과 바퀴형 로봇 등 여러 제조사의 로봇을 한 화면에서 원격 관제·제어하며, 산업 현장과 공공시설의 순찰 로봇 통합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군산=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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