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종위기종인 갈라파고스땅거북이 추정 100세 무렵에 처음으로 새끼를 낳아 화제다. 지구상에서 가장 수명이 긴 동물 중 하나지만, 100세에 첫 새끼를 낳는 것은 같은 종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6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 등에 따르면 필라델피아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서부 산타크루스 갈라파고스거북 '마미(Mommy)'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6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마미는 첫 번식에 성공했을 당시 약 100세로 추정됐으며, 이 종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초산' 개체로 기록됐다. 마미의 짝인 수컷 '아브라조(Abrazzo)' 역시 100세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두 거북은 2022년 처음 합사됐으며, 이후 세 차례 산란에서는 부화 가능한 알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마미가 2024년 11월 처음으로 부화 가능한 알을 낳았고, 이듬해 2월부터 새끼들이 부화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태어난 새끼 4마리는 모두 암컷으로, 미국 인기 시트콤 '더 골든 걸스'의 주인공 이름을 따 블랜치, 도로시, 로즈, 소피아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후 봄에 수컷 3마리가 추가로 태어났고, 여름에는 수컷 6마리와 암컷 3마리 등 9마리가 더 부화하면서 총 16마리의 새끼가 태어났다.
마미는 1932년부터 필라델피아동물원에서 생활해왔다. 아브라조는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의 종 보존 프로그램에 따른 번식 권고로 2020년 이 동물원에 왔다. 필라델피아 동물원 측은 “마미와 아브라조, 그리고 16마리 새끼의 이야기가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며 멸종위기종 보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서부 산타크루스 갈라파고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위급' 단계의 멸종위기종이다. 서식지 감소와 외래종 유입, 인간과의 충돌 등이 주요 위협으로 꼽힌다. 이번 번식으로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가 관리하는 해당 종의 개체 수는 60마리로 늘어났다.
갈라파고스거북은 현존하는 거북류 가운데 가장 크고 장수하는 동물 중 하나로 꼽히며, 수명은 약 100~200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