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현장 작업중지 이행계획 제출도 69.5% 그쳐
6330곳 중 현장점검 903곳뿐…5427곳은 유선지도
박지혜 의원 “소규모 현장까지 이행 확인체계 확대해야”

고용노동부가 올해 처음 도입된 '폭염중대경보'에 따라 전국 사업장 6330곳에 작업중지를 권고했지만, 각 현장의 실제 작업중지 여부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시감독 결과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의 폭염 관련 법령 위반율은 50억원 이상 현장의 2.3배에 달했다. 폭염에 취약한 소규모 현장을 중심으로 작업중지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7일까지 폭염중대경보 발령에 따라 전국 6330개 사업장에 작업중지를 권고·안내했다.
폭염중대경보는 극단적인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기상청이 올해 처음 도입했다. 체감온도 38℃ 이상일 때 발령되며, 노동부는 긴급조치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옥외작업 중지를 강력 권고한다.
그러나 실제 작업중지가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전국 단위로 집계하는 체계는 미흡했다. 일부 지방관서는 관할 건설현장으로부터 작업중지 여부를 보고받았지만, 노동부 차원에서는 6330개 대상 사업장 중 실제 작업을 중단한 곳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이 안 되고 있다.
노동부는 취약사업장을 중심으로 작업중지 이행을 유도했다.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은 건설재해예방전문기관과 협업해 옥외작업 중지를 지도하고 미이행 사업장 신고체계를 운영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안전지킴이를 투입했다.
그럼에도 소규모 건설현장 안전관리 공백은 다수 발생했다. 올여름 폭염 취약사업장 불시감독 결과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의 전체 법령 위반율은 65.9%로, 223곳 중 147곳에서 위반이 적발됐다. 50억원 이상 현장은 310곳 중 147곳(47.4%)으로 소규모 현장이 18.5%포인트(P) 높았다.
폭염 관련 조항의 격차는 더 컸다. 냉방·통풍, 작업시간 조정·휴식, 온·습도 측정, 예방교육·기록, 휴게시설·그늘, 소금·음료수 비치 등을 종합한 결과 50억원 미만 현장의 위반율은 24.2%로 50억원 이상(10.3%)의 2.3배였다.
휴게시설 설치 의무를 제외한 직접적인 폭염 관련 위반율도 50억원 미만은 13.0%로 50억원 이상(3.9%)의 3배를 웃돌았다. 추락 위험 장소 방호조치 위반율도 각각 14.3%(32곳), 4.2%(13곳)로 차이가 컸다.
대형 건설현장 사전 대비에도 빈틈이 드러났다. 노동부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현장 9462곳에 작업중지 이행계획서 제출을 안내했지만 지난 8월 12일 기준 6573곳(69.5%)만 제출했다. 2889곳(30.5%)은 제출하지 않았다.
작업중지 지도도 상당 부분 유선에 의존했다. 6330곳 가운데 직접 현장점검을 실시한 곳은 903곳(14.3%)으로, 지방관서장 154곳, 근로감독관 537곳, 안전보건공단 일선기관장 212곳이었다. 나머지 5427곳은 유선으로 지도했다.
박 의원은 “폭염 때 작업중지를 권고하는 것만으로는 노동자의 생명을 지킬 수 없다”며 “실제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체계를 50억원 미만 소규모 현장까지 확대하고, 임금 손실 때문에 노동자가 위험한 작업을 감수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올해 운영 결과를 토대로 실제 작업중지 실태를 체계적으로 파악·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박 의원은 “고열 작업까지 실측 기반으로 관리하고 기상·산재 데이터를 연계해 위험을 사전에 찾아내는 노력이 더해지면 내년 폭염 전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