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뽑고 불량 잡고…라면업계 'AI 러시'

라면업계가 생산 현장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수출 제품의 표시 오류를 잡고 면 두께와 수분 함량을 예측해 설비를 제어하는 등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제품 생산 효율과 품질 균일성을 동시에 높이려는 전략이다.

AI를 활용한 라면 생산·품질검사 공정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생성형 AI로 제작했으며 실제 공장 모습과는 다르다.
AI를 활용한 라면 생산·품질검사 공정을 표현한 개념 이미지. 생성형 AI로 제작했으며 실제 공장 모습과는 다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팔도·오뚜기·삼양식품 등 라면 업체들은 생산설비 제어와 품질검사, 작업 지원 등에 AI를 도입하거나 실증을 통해 적용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라면은 반죽을 펴고 찌고 튀기는 연속 공정에서 두께와 수분·지방 함량의 미세한 차이가 식감과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AI로 편차를 예측하고 생산조건을 조정하면 불량과 원료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수출국별 제품 사양과 표시 기준도 다양해면서 제조 조건 관리와 반복 검사에 AI를 활용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농심은 수출 제품의 검사 정확도, 팔도는 면 제조설비 제어에 중점을 둔다. 오뚜기는 생성형 AI로 작업자를 지원하고, 삼양식품은 소스 생산라인 실증으로 공정 효율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농심은 11월 완공 예정인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에 AI 품질검사와 빅데이터 기반 설비 이상 예측 시스템을 도입한다. 우선 3개 라인에서 연간 5억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존 공장에서도 포장지 인쇄·손상, 면 상태, 소비기한 표시 등을 AI로 검사한다. 수출공장에서는 국가별 표시 기준과 생산 규제가 다른 제품의 오류를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팔도는 나주공장에 AI 자율제조 시스템을 순차 적용하고 있다. 핵심은 AI의 예측과 판단을 설비 제어로 연결하는 '피지컬 AI'다. 면 두께와 제품 중량, 수분·지방 함량을 예측해 적정 생산조건을 도출하고 기존 자동제어장치에 반영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품목 변경 때 작업자가 수동 입력하던 설정값도 자동 전환한다. 인력 대체보다 공정 오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뚜기는 라면 외 식품을 생산하는 안양공장에서 카메라와 AI로 육안 검사를 대체하고 있다. 설비·예방보전 매뉴얼을 학습한 생성형 AI는 작업자의 질문에 답해 실수와 고장 예방을 돕는다. 대풍공장에서는 표준 견본과 입고 포장재를 비교해 디자인 오류를 확인하는 AI 검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CCTV 영상분석을 통한 안전관리와 전기·연료 관리에도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불닭소스 생산라인 일부 공정에서는 한국식품연구원이 로봇·AI를 적용한 현장 실증을 진행했다. 실증 결과에 따르면 하루 생산량은 10톤에서 14.7톤으로 늘고 제조원가는 35.5% 줄었다. 로봇이 이송·포장을 맡고 AI가 공정 데이터를 분석해 작업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생산성과 설비 운영 효율을 검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제조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언제나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AI를 활용해 주요 품질 요소를 정밀하게 관리하고 공정 이상을 조기에 감지해 품질 편차를 줄이는 동시에 생산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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