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의료AI 향한 '제2의 금 모으기'…국민 100만명 바이오 데이터 구축 속도

보건복지부는 15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구축사업 바이오 데이터 기증 행사를 개최했다.(제공=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는 15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구축사업 바이오 데이터 기증 행사를 개최했다.(제공=보건복지부)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처럼 국민이 힘을 모아 국가 경쟁력을 키운다는 점에서 바이오 데이터 기증도 비슷합니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국민의 바이오 데이터 기증을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에 비유하며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국민이 기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인공지능(AI)·바이오 패권 경쟁에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의료 혁신을 이끌자는 취지다. 정부는 국민 100만명의 바이오 데이터 구축을 위해 참여 대상을 국민 전체로 확대하고, 다음달 약 12만명의 연구용 데이터를 처음 개방한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구축사업 바이오 데이터 기증 행사를 개최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과 하 부위원장 등 보건의료·AI 정책 관계자 40명이 직접 채혈과 신체계측 등을 거쳐 데이터 기증에 참여했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바이오 데이터 기증을 위한 동의절차를 밟고 있다.(사진=이상혁 기자)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바이오 데이터 기증을 위한 동의절차를 밟고 있다.(사진=이상혁 기자)

하 부위원장은 의료·바이오 혁신과 AI 패권 경쟁에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데이터가 모이면 한국이 글로벌 AI·바이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 세대의 건강을 지키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구축사업은 2032년까지 국민 100만명의 유전체·임상·공공 데이터를 통합하는 범부처 연구개발(R&D) 사업이다. 정부는 2028년까지 6600억원을 투입해 77만2000명, 2032년까지 총 100만명의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수집한 정보는 한국형 소버린 의료AI 구축과 신약·첨단 의료기기 개발,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연구 등에 활용한다.

정부는 이날부터 일반인 참여 기준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국가·종합건강검진 수검자를 중심으로 모집했지만, 앞으로는 건강검진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모집기관에서 검사 절차를 거치면 참여할 수 있다. 건강검진 여부와 관계없이 기증을 희망하는 국민에게 참여 기회를 넓힌 것이다.

사업단에 따르면 14일까지 약 23만8000명이 참여했다. 현재 하루 평균 600~700명이 신규 참여하고 있으며, 전국 48개 기관에서 참여자를 모집한다. 기증받은 혈액·소변 등 검체는 질병관리청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보존한다.

데이터 활용도 본격화한다. 사업단은 지난해 말까지 수집한 정보를 표준화·정제해 약 12만명 규모의 첫 연구용 데이터셋을 다음달 개방한다. 연구 플랫폼 개발은 지난주 마쳤으며 현재 품질관리와 시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올해 말까지 수집한 데이터를 추가 개방할 예정이다.

대학·의료기관·기업 연구자는 연구계획서 제출과 심의를 거쳐 폐쇄형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민감한 유전체·임상정보의 외부 반출은 제한하고 분석 결과만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업도 연구 목적이 승인되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약물 유전체 연구와 신약 개발, 질병 바이오마커 발굴 등이 주요 활용 분야다.

정은경 장관은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는 국민 한 분 한 분의 참여로 완성되는 공공 자산”이라며 “11월 첫 개방을 시작으로 데이터가 안전하고 폭넓게 활용돼 의료 혁신의 성과가 국민께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fak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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