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물을 대량으로 마시는 습관이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푹 자면 근육질 몸매를 만들 수 있다', '약한 자는 음료를 마시고 강한 자는 물을 마신다'는 식의 밈(meme)이 확산하면서 물 섭취량을 늘리는 이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매체 중앙양광망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커피나 밀크티 대신 1.5~2ℓ짜리 생수를 한꺼번에 마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을 많이 마시면 피부 상태가 좋아지고 몸속 노폐물 제거와 체중 감량, 면역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유행의 배경으로 꼽힌다. 관련 콘텐츠가 SNS에서 주목받으면서 목이 마르지 않은데도 큰 물통을 들고 다니며 반복적으로 물을 마시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하루 동안 마신 물의 총량을 공개하거나 대형 물병을 비운 모습을 촬영해 올리는 등 일종의 인증 문화도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분 섭취에도 적정 수준이 있다고 강조한다. 난창대학교 제2부속병원 내분비내과의 우리팅 전문의는 당분이 들어간 음료 대신 물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한 생활 습관이라면서도, 무조건 많은 양을 마시는 방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 전문의에 따르면 신장이 짧은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는 수분량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넘어설 정도로 물을 마시면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저나트륨혈증, 이른바 수분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에는 피로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 단순한 컨디션 저하로 착각하기 쉽다. 상태가 악화하면 두통과 구역감, 보행 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경련이나 의식 상실, 호흡 기능 저하, 뇌부종 등으로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체중이 적은 여성은 상대적으로 체내 수분량이 적어 과도한 물 섭취에 따른 혈중 나트륨 저하에 더 취약할 수 있다. 마라톤과 같은 고강도 운동으로 땀을 많이 배출한 뒤 전해질을 보충하지 않고 물만 지나치게 마시는 경우에도 위험이 커진다.
우 전문의는 개인에게 적절한 하루 수분 섭취량이 체중과 신체 활동 수준, 날씨뿐 아니라 발열 여부와 임신·수유 상태 등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 마시기는 별다른 비용이나 준비 없이 쉽게 실천할 수 있지만, 유행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의 건강 상태와 필요량을 고려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