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플래그십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폴스타 3'는 상반된 두 가지 매력을 하나의 차체에 정교하게 담아낸 모델이다.
트랙 위에서는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날카로운 주행 성능을 과시하고, 일상 도로에서는 패밀리 SUV에 걸맞은 안락함과 실용성을 제공한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 인근 일반도로에서 폴스타 3 주행 완성도를 확인했다.
폴스타 3 첫인상은 당당하면서도 날렵하다. 전장 4900㎜, 전폭 1970㎜, 휠베이스 2985㎜로 준대형 세그먼트다운 여유로운 차체를 갖췄지만, 전고는 1615㎜로 낮게 설계됐다. 보닛 앞쪽의 프런트 에어로 윙과 후면 리어 윙, 에어로 블레이드 등 공기역학적 요소가 차체 곳곳에 녹아들어 공기 저항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직선 위주의 정제된 차체 라인은 SUV 특유의 둔중함 대신 민첩한 인상을 전달한다.
실내는 북유럽 감성의 스칸디나비안 미니멀리즘이 돋보인다. 지속 가능한 친환경 고급 소재와 나파 가죽, 은은한 앰비언트 라이트로 정갈한 고급스러움을 완성했다. 아날로그 버튼을 과감히 덜어내고 세로형 14.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에 공조와 차량 설정을 집약했다. 티맵 오토 내비게이션을 기본 탑재해 국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으며, 운전석 앞에는 콤팩트한 디지털 클러스터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독립 배치해 운전 몰입감을 배려했다.

진가는 서킷에 들어서며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시승 차량은 최고출력 680마력, 최대토크 870Nm를 뿜어내는 최상위 퍼포먼스 트림이다. 800V 고전압 아키텍처와 106㎾h NCM 배터리를 기반으로 후륜 중심으로 구동력을 재분배한 파워트레인은 즉각적인 응답성을 보였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공차중량 2500㎏을 훌쩍 넘는 묵직한 차체가 망설임 없이 튀어나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9초 만에 주파하는 순발력은 운전자가 SUV를 몰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다. 시속 100㎞를 넘어 150㎞ 이상으로 속도가 치솟는 과정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접지력을 보였다.
단단하게 조여진 서스펜션과 이상적인 앞뒤 무게 배분(49 대 51)은 급격한 연속 코너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초당 500회 노면과 주행 환경을 연산해 감쇠력을 조절하는 듀얼 챔버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차체 좌우 롤링이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전륜 265㎜, 후륜 295㎜로 차별화된 광폭 타이어와 브렘보 4피스톤 캘리퍼는 원하는 지점에서 정확한 제동과 조향을 뒷받침했다.
인스트럭터가 한계 주행을 선보인 '트랙 택시' 프로그램에서는 차체의 잠재력이 더욱 극명하게 체감됐다. 시속 200㎞를 넘나드는 초고속 코너 진입과 급제동 상황에서도 차체는 노면에 바짝 밀착된 채 안정적인 궤적을 그렸다. 현장 레이서는 “트랙 전용 차량이 아닌 순수 양산 전기 SUV 가운데 손꼽히는 균형감과 차체 한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트랙을 벗어나 일반도로에 오르자 폴스타 3는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고급 패밀리카로 변모했다. 노면의 잔진동을 부드럽게 걸러냈으며, 이중 접합 차음 유리와 액티브 로드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이 결합돼 고속 주행 중에도 실내 정숙성이 뛰어났다. 25개 고성능 스피커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바워스 앤 윌킨스(B&W) 오디오의 '애비 로드 스튜디오' 음향 모드는 공간감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줬다.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린 칩을 탑재해 한층 정밀해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유로 앤캡 5스타 최고 안전 등급 획득은 가족과 함께하는 장거리 여정의 신뢰를 더한다. 2열 바닥이 평평해 레그룸이 넉넉하며, 트렁크 용량은 기본 597ℓ에서 최대 1411ℓ까지 확장된다.
다만, 물리 버튼이 거의 사라지고 사이드미러 각도나 스티어링 휠 위치까지 터치스크린 메뉴를 거쳐야 하는 디지털 조작 인터페이스는 초기 적응 시간이 다소 필요해 보였다.
폴스타 3는 싱글모터(7790만원), 듀얼 모터(8590만원), 퍼포먼스(9990만원) 세 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최대 350㎾ 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약 22분 만에 충전을 마친다.
가족을 위한 실용성과 운전자 혼자만의 역동적인 주행 감성을 동시에 포기할 수 없는 이들에게 균형 잡힌 해답이 될 수 있는 모델이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