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공감(産學共感) 인재를 키우자] <2>대학 현장에서의 공학교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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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공대 졸업생 취업 현황/ 인증 프로그램 이수 부하직원의 업무수행 능력  “공학교육인증제도(ABEEK)를 듣게 되면 다른 수업을 듣는데 너무 많은 제약을 받게 되요. 전공 학점도 많고 시간이 많이 드는 설계 학점도 이수해야 하죠. 하지만 이렇게 고생해서 인증을 받는다고 해서 커다란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어 결국 인증을 포기했습니다.”(서울 소재 공대 졸업생)

 공학교육인증제도가 도입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인증에 대한 인식과 참여는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공학교육인증은 공학교육의 향상 및 국제 경쟁력을 갖춘 공학기술 인력과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지식과 역량을 갖춘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같은 목적에 대한 동의 속에 인증평가 참여 대학과 인증 프로그램은 양적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수용자의 만족도는 낮은 상황이다.

 기존 인증평가 참여 학생들이 토로하는 어려움은 다양한 과목 수강의 어려움과 복합 학문에 대한 인증 기준 미비, 과도한 설계 학점 이수, 전공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화된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융합이 강조되는 현실에서 공대 학생이라고 해도 경영학과 인문학, 법학 등 타 학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빡빡한 인증평가 요건을 따라가다 보면 다른 학문을 수강할 여유가 없는 현실이다. 또, 생명화학공학전공이나 광전자화공소재전공 등 복합학문에 대한 인증 기준이 없어 인증평가 준비에 어려움이 있어 왔다.

 특히 인증을 위해 18학점을 수강해야 하는 설계학점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기본적으로 18학점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3학년 학생의 경우 커리큘럼상 설계학점을 채우기 위해 한 학년에 많은 설계과목을 이수해야해 학업 부담이 가중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설계과목이 개설되지 않는 학기가 있어 가을학기 졸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설계 학점을 맞추기 위해 1년을 더 다니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 같은 문제로 많은 공대생들이 애초에 인증 참여에 부정적이거나 도중에 인증을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해 왔고 결과적으로 공학교육인증 확산에 걸림돌이 돼왔다.

 하지만 인증 실행 과정상 발생하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공학인증의 필요성에 대한 대학 현장의 인식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0년도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성과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가한 공대 졸업생 460명 중 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의 대기업 취업률이 54.3%로 비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의 대기업 취업률 46% 보다 7.3%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의 경우 지난해 취업 과정에서 공학교육인증에 대해 가산점이나 우대를 받았다는 응답이 25.7%를 기록해 200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에 대한 현장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한 부하직원의 조직 내 활동 역량을 일반 공대 졸업생과 비교했을 때, 상급자는 모든 항목에 대해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은 △일에 대한 책임감 △직업의식·윤리의식 △조직 문화 적응 △커뮤니케이션 능력 순으로 나타났다.

 업무수행능력 또한 인증 프로그램 졸업자가 일반 공대 졸업생보다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수 항목은 △정보처리능력 △자발적 업무수행능력 △전공분야 전문지식 △수학 △기초과학에 대한 이해도 △현장 실무능력 순이었다.

 이에 따라 현장 실무자 중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한 부하직원이 일반 공대 졸업생보다 더 우수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60.0%에 달했다. 또 향후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을 부하직원으로 받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전체의 66.3%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할 때 인증기준과 절차를 대학 현실에 맞게 고친다면 공학인증의 효과를 더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효과는 단순히 공학인증 제도 활성화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공학인력 배출과 선순환되는 산학 인력공급사슬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기업은 우수 인재를 유치해 생산성을 높이고, 대학과 학생은 다양한 취업기회를 얻음과 동시에 산업현장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선순환 구조는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은 지난해 6월 ‘공학교육인증 개선을 위한 공학공동체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해 1년간 학교 현장에 맞는 개선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따라 2012년도 공학인증평가부터 인증 요건을 전공 54학점, 설계 12학점으로 낮춰 일선 학생들의 참여 확대 폭을 넓혔다.

 배진성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연구원은 “일선 대학의 애로사항과 내부 평가를 종합해 인증 요건을 현실화했다”며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의 질을 유지하며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조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수석부원장은 “모든 평가 기준에 진리가 없듯이 세상이 바뀌고 공학 인증을 위한 요구사항도 변했다”며 “학문 융합이 대세로 떠오른 만큼 공학인증 요건을 낮춰 인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함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은 물론 일선 학교의 전공과목 운영에 대한 자율성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표]공대 졸업생 취업 현황(총 460명)

(자료 : 한국공학교육인증원)

 [표]인증 프로그램 이수 부하직원의 업무수행능력

기준)1: 매우 부족함 2: 부족한 편임 3: 비슷함 4: 우수한 편임 5: 매우 우수함

  (자료 :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