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 신청이 무산되면서 우리나라 시분할방식(TDD) 주파수 생태계가 싹트지도 못하고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글로벌 양대 이동통신시장으로 부상한 LTE TDD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한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주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2.5㎓ 주파수 할당 신청이 불발된 후 뚜렷한 후속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주파수 수요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기존 기간통신사업자 참여 등 2.5㎓ 활용 방안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1년여 준비 끝에 지난해 10월 와이브로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며 모바일 인터넷(와이브로)용으로 규정한 2.5㎓ 시분할 주파수 대역을 LTE TDD 방식(이동통신용)으로도 할당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계에 다다른 와이브로 발전 전략을 LTE TDD로 계승해 TDD 산업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뜻이었다. 와이브로와 LTE TDD는 모두 전송 효율이 높은 시분할 방식 주파수를 이용한 통신기술이다. 기술 호환성이 높아 한계에 직면한 와이브로 사업의 출구전략으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2.5㎓ 신청이 불발되면서 정부로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미 시장에서 상당부분 신뢰를 잃은 제4 이동통신 컨소시엄에 다시 기회를 줘도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기존 이동통신사에 2.5㎓ 대역을 LTE TDD 용도로 할당하는 방안이지만 통신사는 크게 필요성을 못 느끼는 눈치다. 이미 통신 3사는 지난해 진행된 광대역 주파수 경매로 내년까지 필요한 대역폭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KT는 이 때문에 현재 보유 중인 30㎒ 폭 와이브로 주파수 가운데 10㎒ 폭을 제외한 20㎒ 폭을 LTE TDD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와이브로 주파수(10㎒ 폭)와 LTE TDD 주파수(20㎒ 폭) 간 간섭을 해소하는 기술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래부는 전파법상 이미 할당된 주파수를 용도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KT 와이브로 주파수 용도 전환을 허가하게 되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의 반발도 예상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주파수는 경쟁 입찰을 거쳐서만 가져갈 수 있다”며 “전환이 필요하면 주파수를 반납하고 다시 할당받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시 할당받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주파수 반납은 힘들다는 것이 통신사 주장이다. LTE TDD 주파수 정책이 이래저래 현실과 괴리를 보이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와이브로로 가장 앞선 시분할방식 차세대 통신 기술을 확보하고도 서비스 경쟁력에서 자꾸 뒤처지는 것에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지난 연말부터 LTE TDD를 중심으로 TDD 생태계가 개화했지만 와이브로 등으로 기술력을 쌓은 20~30개 국내 업체는 구축경험 부족으로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전자만 해도 중국 LTE TDD 시장에 공급사례를 기록하지 못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 용도 전환 요구를 경쟁사 이익과 조율하며 받아들이는 것도 방법”이라며 “법리를 따지다가 시기를 놓치면 4세대 이동통신 핵심으로 분류되는 LTE TDD에서 어떤 데이터와 성과도 쌓지 못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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