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한국 기업, 현지 경기 불안에도 `U턴 계획` 단 한 곳도 없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최근 중국 경기 둔화의 영향을 부정적으로 체감하고 있지만 국내 U턴 계획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현재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응답이 45.6%, ‘현재는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으나 향후 1∼2년 내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응답이 42.4%로 각각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기업 92개사 중 중국 내 생산 및 판매거점을 다른 국가로 이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13개사로 나타났다. 하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가 이전 고려국으로 제시됐고 한국으로 되돌아오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
중국 경제성장 둔화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

기업들은 ‘국내 내수시장 협소’(56.5%)와 ‘높은 인건비’(18.5%) 등을 그 이유로 지목했다. 한국으로 U턴을 고려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되는 정부 지원제도로는 ‘세제지원’(41.8%), ‘자금 지원’(28.6%), ‘저렴한 부지제공‘(11.2%), ’외국인근로자 고용 지원’(9.2%) 등이 꼽혔다.

국내 U턴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왼쪽)과 국내 U턴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부 지원제도
국내 U턴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왼쪽)과 국내 U턴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부 지원제도

지난 3월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시된 경제성장률 목표치 7.5%에 대해서는 부정적이 시각이 컸다. 응답 기업의 83.7%는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고 내년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44.5%의 기업은 올해보다 경제성장이 더 둔화될 것(7% 미만)으로 바라봤다.

중국의 그림자금융 부실화 위험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응답기업의 48.8%는 그림자금융이 중국 경제에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았고, 35.9%는 금융위기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에까지 위협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림자금융은 신탁회사 등 비은행권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금융활동과 사채 등 제도권 밖에서 창출되는 민간대출 및 은행의 부외활동을 뜻한다.

김용옥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중국의 경기둔화 및 그림자금융 위험에 대한 현지 우리 기업들의 우려가 큰 만큼 대외 불안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복귀 기업 지원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해외에 있는 우리 기업의 U턴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주요 기업의 중국 현지법인 200개사를 대상으로 팩스, 이메일 등으로 진행됐으며 92개사가 응답해 응답률 46%를 보였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