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이끌 한국의 메이커스]이신영 헬로긱스 대표

대학원에서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연구하던 사람들이 이를 제품과 서비스 개발로 이어가기 위해 뭉쳤다. 1년간의 개발을 거쳐 아이들에게는 코딩 교육과 창의력 개발을 도와주고, 어른에게는 만드는 재미를 주는 ‘비트큐브’를 완성했다.

이신영 헬로긱스 대표(맨 왼쪽)와 강병수 연구소장(맨 오른쪽)이 휴먼컴퓨터인터페이스 전시회에 참가해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이신영 헬로긱스 대표(맨 왼쪽)와 강병수 연구소장(맨 오른쪽)이 휴먼컴퓨터인터페이스 전시회에 참가해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이신영 헬로긱스 대표는 “아이들이 쉽게 코딩과 기술을 이해하며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도구”라며 “어른들도 미디어아트나 예술작품 등 창작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큐브는 배터리, 모터, 센서 등을 모듈형으로 구현한 조립 키트다. 배터리 모듈, 밝기 감지 센서, 소리 내는 모듈을 연결하면 정해진 조건에 따라 소리를 내고, LED 등이 켜진다. 각각의 모듈은 원하는 순서에 따라 선으로 연결만 하면 된다. 모터 모듈을 달고, 움직이는 조각과 연결하면 빛의 밝기 등의 조건에 따라 반응하는 미디어아트 작품이 되는 것도 한순간이다.

밝기나 움직임의 세기 등 조건을 바꾸는 과정에서 코딩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현재 비트큐브는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개발 작업 중이다. 인디고고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도 시도할 계획이다.

비트큐브 개발의 첫 출발점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창작도구를 만들자는 생각에서다.

강병수 헬로긱스 연구소장은 “아이들과의 워크숍을 할 때 아이들에게 창작 도구를 주면 논랄만한 제품들을 만들어냈다”면서 “모터나 센서 등 기술적인 부분을 해결해주면, 창작 영역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 모듈형 제품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신영 대표는 “아이들이 처음부터 만들려면 보드를 알아야하고, 납땜과 프로그래밍도 배워야한다”며 “초·중·고 학생이 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자칫 진입장벽으로 인해 아이들이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딩 교육이 아이들에게 어려울 것이라며 논란이 되는데, 비트큐브로 성취감을 얻으면 코딩을 좀 더 공부하겠다는 생각도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트큐브는 융합과학(STEAM) 교육 시장을 노리지만, 성인 시장도 기대하고 있다. 모듈 단위인 만큼 블루투스, 마이크/리모컨 입력, 속도 조절 등 얼마든지 확장이 가능하다.

강병수 연구소장은 “작가들과 비트큐브에 대해 논의하다보니 자신들의 작업에 적용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교육 시장이 1차적이지만, 레고를 즐기는 성인이 많듯 비트큐브도 누구나 미디어 아티스트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즐거운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큐브를 통해 메이커 문화 확산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1~2년 동안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등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보면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굉장히 많다”며 “반면에 한국은 앱과 서비스 위주의 스타트업이 많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미국 등 서구권에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많은 것은 메이커 문화 때문이라고 본다”며 “앞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사물인터넷(IoT) 시대 등을 대비하려면 우리도 하드웨어 창업생태계가 갖춰져야 하고 이를 위한 메이커 문화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