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기가인터넷 경쟁에 유선장비업체 `훈풍`

통신 3사의 기가인터넷 투자 경쟁에 국산 유선 통신장비업체가 모처럼 분주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향후 2~3년간 기가인터넷 투자 수혜가 예상된다.

기가인터넷 투자 경쟁을 선도한 KT는 향후 5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입, 유무선 통합 기가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구체적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KT 못지않은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년 통신사 투자비용 상당수가 기가인터넷 관련으로 추정된다”며 “3사 간 동향에 따라 투자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신 3사가 유선시장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건 IPTV 서비스 개시를 위한 지난 2006년 FTTH(Fiber To The Home) 이후 8년 만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선장비 업계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선 통신장비는 국내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대표적인 기업이 다산네트웍스와 유비쿼스다.

다산네트웍스는 지난달부터 기존 UTP 케이블을 이용해 500Mbps~1Gbps 인터넷 속도를 제공하는 V2724GB 장비를 KT에 공급하고 있다.

이달 대용량 FTTH 장비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진행 중으로, 내년 초 공급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과 현재 대용량 FTTH 장비 BMT를 진행 중이며, LG유플러스는 BMT를 통과하고 다음 달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유광훈 다산네트웍스 국내사업부 사장은 “올해 말 KT 투자를 시작으로 내년 초에는 통신 3사가 본격적으로 기가인터넷 투자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장비업체도 활기를 띠고 있다”며 “내년 회사의 국내 초고속인터넷 장비 매출이 올해 대비 50% 이상 신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에 유선 장비를 납품하는 유비쿼스는 밀려드는 주문에 비상이 걸렸다. 폭주하는 주문에 납기를 맞추지 못할 상황이다.

이상근 유비쿼스 대표는 “생각보다 일찍 통신사 투자 경쟁이 시작돼 현재 수요가 당초 예상의 5배”라며 “미리 확보한 원자재가 부족해 납기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가인터넷 조기 구축을 위해 내년 상반기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본다”며 “향후 2~3년간 20~30%의 매출 상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