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 퀄컴 등과 손잡고 ‘모바일 서비스 무료화’ 추진

브라질 정부가 공공 모바일 서비스 무료화를 추진한다. 금융권과 퀄컴, 이동통신 사업자도 공공·금융 서비스 활성화와 데이터 비용 제로화 운동에 동참한다.

브라질 정부가 공공 모바일 및 금융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블룸버그가 19일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 퀄컴 등과 손잡고 ‘모바일 서비스 무료화’ 추진

모바일 데이터 시스템 1800여개를 새로 깔아 데이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모바일로 은행 계좌에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경기불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수도 상파울루 주정부는 연내 몇몇 공공 웹사이트에서 제공 중인 무료 데이터 서비스도 확장하기로 했다. 주 정부는 ‘시간절약’을 뜻하는 일명 포우페이템포(Poupatempo)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개발 중이다. 이 앱은 면허증, 신분증 등을 등록·활용할 수 있다. 시스템 구축에 연간 최소 900만달러(약 107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브라질에서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브라데스코은행(Banco Bradesco)은 상당수 고객이 자사 모바일 앱을 사용 중단한 뒤부터 이같은 무료 데이터 프로그램 사업을 검토해왔다. 이와 동시에 고객 서비스를 기존에 사용했던 전화, 방문 등으로 재전환했다. 고객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는 데이터 플랜을 감당할 수 없거나 업무 중 와이파이(WiFi)에 접속할 수 없었다.

브라데스코은행은 퀄컴과 기술협력을 진행하고 브라질 대표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과 데이터 패키지 구입 형태를 논의했다. 작년부터 고객은 계좌 잔액, 송금, 청구서 지불 등을 데이터 플랜에 가입하지 않고도 할 수 있게 됐다.

마우리시오 미나스 브라데스코은행 부사장은 “결과는 놀라웠다”며 “이후 지금까지 전체 계좌 고객 2600만여명 중 700만여명이 모바일 서비스에 등록했다”고 답했다.

모바일 송금은 올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2배 급증했다. 이 회사는 올 연말 모든 거래 35%가 스마트폰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모바일 송금 규모는 전체 비중에서 40%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브라데스코은행이 이처럼 무료 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이는 건 자선사업이 아니다.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은행 지점을 늘리거나 콜센터 직원을 고용하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송금은 몇 페니 수수료만 있으면 되지만 방문 창구를 늘리는 건 하나당 4달러 이상이 든다.

브라질 정부의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퀄컴 역시 이와 비슷한 무료 데이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오는 18일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이 무료 데이터 소프트웨어는 정부가 시민에게 제공한다. 퀄컴은 신흥국 스마트폰 사용량을 증가시켜 자사 스마트폰 사업을 키울 수 있다. 브라질에서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등록자는 2만8200여명으로 유선전화 사용자보다 많다. 이 중 75%는 데이터를 거의 쓰지 않는 선불 플랜에 가입돼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반도체 사업부 공동책임자는 “데이터로 전화를 거는 이번 계획에 등록한다면 산업계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술이 보다 많은 곳에서 얻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은 경제악화와 실업자 증가 영향으로 스마트폰을 구형 폴더폰으로 바꾸는 추세다. 데이터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기도 한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