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부가세 걷는 아마존 클라우드…시장 공략 본격화

한국서 부가세 걷는 아마존 클라우드…시장 공략 본격화

아마존이 내년 1월부터 한국 클라우드 고객에게 부가가치세를 부과한다.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신호탄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둘러싼 과세 공방도 거세진다.

아마존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한국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내년 1월 1일 이후 이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10% 부가세를 적용한다고 최근 국내 고객에게 공지했다.

AWS는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나 한국법인과 달리 클라우드 서비스에 부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해외 컴퓨팅 인프라를 이용하는데다 한국이 아닌 해외 페이퍼컴퍼니에서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내년부터 부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뜻이다. AWS는 지난 2012년 한국 지사 설립 후 사업을 확대했다. AWS는 컴퓨팅 인프라와 플랫폼 서비스를 국내 제공한다. 주요 국내 고객은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부, 아모레퍼시픽, 게임빌 등이다.

AWS코리아는 취약점으로 꼽히던 국내 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KT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두세 곳에 대규모 전용 서버룸을 마련했다. 싱가포르·일본·호주·중국에 이어 아태 지역 다섯 번째 아마존 데이터센터다. 본격 가동 시점은 내년 1월이다.

아마존웹서비스 인프라 배치도 <AWS 홈페이지>
아마존웹서비스 인프라 배치도 <AWS 홈페이지>

AWS는 국내 데이터센터 정상 가동에 맞춰 부가세를 부과한다. 한국 세법에 맞춰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고 영업에 집중한다. AWS가 부가세를 부과하더라도 실제 고객 부담은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앱 마켓과 달리 클라우드 서비스는 대부분 고객이 기업이다. 기업은 부가세 환급이 가능해 클라우드 이용요금 인상 부담이 낮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한국 시장 공략에 힘을 실었다”며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와 대형 기업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AWS가 국내 클라우드 사업을 넓히면 이른바 ‘구글세’ 논란이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확산될 전망이다. 세계 주요 20개국(G20)은 구글, 아마존 같은 글로벌 IT기업이 국가 간 세금제도 허점을 노리는 데 주목했다. 이중비과세 혜택을 차단하고자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EPS)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수익이 발생하는 곳과 세금을 내는 곳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한다. 우리 정부는 2017년 시행 목표로 준비 중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특성상 공급자와 수요자 소재지가 복잡하게 얽힌다. 한국에서 미국 사업자 서비스를 이용한다. 반대로 미국 기업이 한국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제3국 서비스를 경유할 수도 있다. 부가세 부과 규정은 물론이고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어느 나라 기준으로 과세할 것인지에 논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데이터센터업체 호스트웨이아이디씨 이한주 사장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는 국경이 사라진다”며 “한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과세 기준을 놓고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AWS코리아 측은 “고객에게 공지한 내용 외에는 추가로 설명할 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