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포도당을 활용한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기존 체내 삽입형 전자소자 시스템의 최대 단점인 '제거 수술'시 발생하는 외과 시술의 위험과 유해성 문제를 해결했다. 차세대 부착형 웨어러블 전자소자 시장을 선점할 기술이라는 평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세대 김현재 교수 연구팀이 포도당을 활용해 '저항 스위칭 메모리 소자'를 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이동식저장장치(US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저장매체를 대체할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의 한 종류다.
연구팀은 과일 등에 존재하는 천연재료인 포도당을 전자소자에 접목했을 때 데이터 저장 기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기반으로 인체 친화적 저항 스위칭 메모리를 개발했다. 포도당 전자소자는 유연하고, 장기간 체내에 삽입되어도 무해하다. 몸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서 흡수될 수 있다.
포도당 메모리 소자는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원천기술이다. 생체 무해성과 고성능 메모리 특성을 모두 만족한다. 바이오 재료의 가장 기본골격 구조를 가진 포도당으로 다양한 스마트 헬스케어용 전자기기 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포도당은 자연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다. 기존 합성고분자와 달리 복잡한 화학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장점이 있다. 폐기물의 환경 파괴 걱정도 없다.
김현재 교수는 “생체 무해성과 고성능 메모리 특성을 모두 만족하는 메모리 소자를 구현한 것”이라며, “다양한 스마트 헬스케어 전자기기에 적용되어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원천기술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성과는 재료과학분야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 Materials) 15일 자에 게재됐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