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AWS 서울리전 장애, 국내 클라우드 확산에 악재되나

[이슈분석]AWS 서울리전 장애, 국내 클라우드 확산에 악재되나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대규모 장애가 클라우드 시장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국내는 물론 세계 클라우드 시장 1위 AWS 서비스 장애가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이 시작된 국내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2일 오전 8시경 발생한 AWS 서울리전 장애로 쿠팡·야놀자·이스타항공·업비트 등 AWS 클라우드 주요 고객사인 국내기업 웹·앱 홈페이지가 2시간 정도 마비됐다. 두 시간여 만에 복구가 완료됐지만 고객사는 유·무형 손실을 지적하고 나섰다.

예약·물류 등 인터넷서비스는 대고객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었으며 암호화폐거래소 역시 장애 시간 동안 거래가 일체 이뤄지지 않았다. 고객 역시 큰 불편을 겪었다. AWS 클라우드 전면전환(올인)을 완료한 이스타항공을 비롯해 AWS 서울리전 기반 서비스형인프라(IaaS)를 사용하는 스타트업 등 고객사는 장애 시간 동안 서비스가 중단됐다.

한 번의 장애로 서비스 전체가 먹통이 되는 현상을 겪은 산업계는 안정적 서비스 제공에 우려를 나타냈다.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을 검토하던 한 정보기술(IT)기업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클라우드 도입에 대해 내부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분위기”라면서 “특정 리전에 서버를 둘 것인지 분산 운용할 것인지 고민이 커졌다”고 전했다.

이날 장애에 대해 AWS코리아 측은 빠른 시간 내 사태를 수습했음을 강조했다. 고객사와 서비스 이용자는 장애가 일어난 대목에 주목한다.

소프트웨어(SW)업계 관계자는 “보안이나 IT 기반 서비스에 100% 보장이란 없기 때문에 장애는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두 시간 동안 AWS IaaS를 100% 사용한 고객사에는 엄청난 타격”이라고 말했다. 서비스를 한동안 제공하지 못해 매출 등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 고객 신뢰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AWS 서울 리전을 활용하는 국내 고객사는 2시간여 서비스 장애에 유·무상 피해를 입었지만 보상은 제대로 받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도입 시 AWS 정책에 따라 SLA(서비스레벨어그리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한 고객사 관계자는 “장애가 두 시간여 만에 복구됐다”면서 “SLA 99.95%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피해가 크지만 보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SLA 99.95%는 한 달에 네 시간 이상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계약조건이다.

규제 완화로 클라우드 도입이 점쳐지던 금융권이 소극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다. 금융권은 AWS 장애를 지목, 클라우드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외부요인에 따른 장애 발생이라고 해도 금융업 특성상 급작스레 서비스가 마비되면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글로벌 리전 현황. AWS코리아 제공
아마존웹서비스(AWS) 글로벌 리전 현황. AWS코리아 제공

은행권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 도입 등으로 사전에 몇 번씩 고지를 하고 서비스를 중단해도 불만을 갖는 고객이 많다”면서 “예기치 않은 상황에 서비스 중단은 금융사 입장에서는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민간 클라우드 활용을 적극 검토했던 공공부문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그동안 정보 주권, 안정성을 문제로 민간 클라우드 사용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소속기관이 먼저 민간 클라우드 도입 계획을 밝히는 등 클라우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SW업계는 이러한 우려를 서둘러 진화하는 분위기다. 클라우드 산업과 기술 전체에 대한 문제가 아닌 작게는 AWS 문제이고 크게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AWS가 장애를 일으켰다고 손뼉을 칠 상황은 아니”라면서 “빠른 대응에 주목해야 하고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업계 전체가 나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장애가 오히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구글·IBM·오라클 등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사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AWS 일변도인 클라우드 시장을 흔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장애가 일어나더라도 지속돼야 한다. AWS가 위기관리에 실패한 것”이라면서 “NBP 등 국내기업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좀처럼 기세를 못 펴고 있는데 지속적 투자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클라우드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데이터 활용이 늘어날수록 클라우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시장에는 큰 영향은 없겠지만 클라우드기업은 투자 확대는 물론 전체 서비스 장애에 대비해 각종 해결책을 준비하는 등 고객 신뢰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