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셀' 등 해외 게임사, 국내 자율규제 미준수...역차별 지속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서 역차별 문제가 나오기도 했다 (사진=청와대)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서 역차별 문제가 나오기도 했다 (사진=청와대)

해외 게임사가 한국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이하 자율규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국내 게임사 86%가 자율규제를 준수하는 것과 대비된다. 역차별 지적이 나온다. 자율규제는 강제성이 없어 이 같은 행태는 계속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슈퍼셀이 국내에서 시행 중인 자율규제를 지키지 않고 있다. 작년 1월 첫 자율규제 미준수 공표부터 지금까지 미준수 게임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슈퍼셀은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4위에 오른 브롤스타즈를 비롯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을 한국에서 흥행시켰다. 두 게임 모두 양대 마켓 매출 1~2위에 유의미한 기간 이름을 올렸다. 현재도 100위권 안에서 장기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신규 게임인 브롤스타즈는 구글플레이에서 '리니지M', '검은사막모바일'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 매출은 2위다.

슈퍼셀이 한국 시장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호의적, 적극적이다. 국내 지사는 없지만 게임 한국어화는 물론 TV광고 한국어 더빙, 한국어 고객지원창구까지 마련해놨다. 한국 대학교를 돌며 토너먼트 대회도 열며 e스포츠에 지대한 관심도 보인다. 한국인 직원도 있다.

하지만 자율규제에 대해선 인색하다. 슈퍼셀은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특정 국가만 수정해 서비스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미준수 게임으로 이름을 계속 올리고 있는 클래시 로얄은 별도 웹페이지에 개별확률과 구성목록을 공개한다. 한국 게임산업협회는 정보를 게임 내 구매화면에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카 파나넨 슈퍼셀 대표가 지난해 “한국 자율규제를 존중하고 많은 이용자가 오래 게임을 즐기게 한다는 목표 아래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고 말했지만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자율규제를 준수하는 해외 모바일 게임사는 36%에 불과하다. 이유게임, 엑스디글로벌, 유엘유게임즈, 프렌드타임즈, 스페셜게임즈, 디안디안 인터렉티브 등이 한국에서 매출을 올리지만 자율규제에 협조적이지 않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정도만 권고를 받아들여 수정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게임사는 운영 비밀에 준하는 비즈니스모델 구성을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공개하고 있다.

최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정부는 자국기업 보호를 위한 울타리 없이 해외기업만 쉽게 유입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좀 더 스마트해지면 좋겠다”고 한 발언은 이와 무관치 않다. 역차별에 대한 의견을 전한 것이다.

국내 게임사는 셧다운제도, 성인결제월한도규제, 게임이용경과시간표시, 클라이언트내등급표시, 내용수정신고제 등을 적용받고 있다. 자율규제 이행에 대한 감독과 사후관리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에서 구성한 자율규제평가위원회에서 수행한다. 1차 적발시 권고, 2차 적발시 경고한다. 3차 적발시 미준수 사실을 공표한다.

공표 외엔 어떤 강제성도 없다. 그럼에도 협회사 준수율은 98%에 달한다. 비협회사를 포함한 국내 게임사 준수율은 86%다.

평가위는 “우리나라에서 국내 게임사 역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구와 평가위는 해외 게임사 자율규제 참여 확대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