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사외이사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 현장을 찾았다. 다만, KT 내부에서는 역대급 위기 속에 이사회 출장이 '외유성'이라며 따가운 시선도 감지된다.
8일 복수의 KT 내외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양희 이사를 제외한 KT 사외이사진들이 CES를 관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T 사외이사진은 김용헌 이사회 의장, 곽우영 이사, 김성철 이사, 안영균 이사, 윤종수 이사, 이승훈 이사, 최양희 이사로 구성된다.
세계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인 CES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트렌드를 확인하는 장이다. KT 사외이사들 역시 MWC, CES 등 주요 글로벌 전시회를 방문해 글로벌 트렌드를 공부하고, 경영 의사 결정에 참고해 왔다.
하지만, KT 내부에선 올해 사외이사들의 처신이 적절한지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KT는 지난해 펨토셀 관리 부실로 발생한 소액결제 해킹과 이어진 위약금 면제로 창사이래 역대급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지 일주일도 안돼 가입자 10만여명 이상이 KT를 빠져나갔다. 현장 직원들은 가입자 이탈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사회는 본연의 임무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조승아 전 KT 사외이사가 2024년 3월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임하며 상법상 사외이사 자격이 상실됐는데도, 22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에야 그가 퇴임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KT 내부에선 이사회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묵인했다면 '방조'라는 비판 여론이 따갑다. 차기 KT CEO 선임과정에서 이사회의 이같은 문제로 정당성이 의심받으며 논란이 증폭됐다. 국회 청원게시판에는 KT 이사회 전원을 사퇴시키고 재구성하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KT 최대 위기와 무관한 듯한 이사회의 CES 참관은 한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해킹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 경영진이 CES에 불참했다. KT 이사진 중 안영균, 윤종수, 최양희 이사는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주요 여행사의 기자 대상 CES 참가 상품은 1000만원 전후다. 비즈니스 클래스를 탑승하는 상품은 인당 2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KT 한 내부관계자는 “평소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올해 KT 상황에서 이사회가 아무 문제없다는 듯 CES에 간다는건 기가 찰 일”이라고 탄식했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정된 공식 일정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시장 트렌드와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사외이사의 이해도를 제고하고, 이를 중장기 경영 판단에 활용하기 위해 사전에 계획된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