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디자인기술개발사업 추진...한국판 '다이슨' 만든다

산업부, 디자인기술개발사업 추진...한국판 '다이슨' 만든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가전제품 등 완제품 지원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전기차·자율주행차·스마트홈 등 4차 산업혁명 연관 신산업 분야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기업 디자인 활용 수준에 따른 전 주기 지원체계도 구축한다. 디자인개발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지만 국내 중소·중견기업 상황은 녹록치 않다는 분석에 따랐다.

14일 업계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완성재 산업육성 디자인기술개발사업(가칭)'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음달 신청한다. 예비타당성 조사에 제출할 사업 초안에는 2021년에서 2029년까지 9년 간 국비와 민간 비용을 합쳐 총 8900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담았다.

'완성재 산업육성 디자인기술개발사업'은 '디자인혁신역량강화사업' 후속 사업으로 추진된다. 디자인혁신역량강화사업은 중소·중견기업 디자인 핵심기술과 역량개발을 지원하고, 글로벌 디자인 전문기업을 육성해왔다. 2011년 시작한 디자인혁신역량강화사업은 내년 일몰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완성재 산업육성 디자인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전제품 등 소비자가 자주 쓰는 완제품의 디자인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기업이 제품 개발 단계에서 디자인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완제품 기능·성능·품질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전기차·자율주행차·스마트조선해양플랜트·스마트홈 신융합산업 위주로 10대 디자인기술개발 중점 분야를 선정하고 투자를 지원한다. 기업 디자인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신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사업을 구성했다.

기업 디자인 활용단계에 따라 지원 체계를 구축한 점도 특징이다. 디자인 활용이 서툰 기업부터 디자인을 핵심 원천기술로 확보할 역량을 갖춘 기업까지 포괄하는 전 주기 R&D 체계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각각 △산업고도화 △첨단기술융합 △초일류제품 디자인 기술개발사업으로 구성했다. 기업 디자인 활용 수준에 따라 지원 기간과 규모에 차등을 둔다는 구상이다.

최근 국내 디자인 산업은 외형 면에서 성장했지만 국내 중소기업 디자인 활용은 저조하고, 디자인전문업체도 영세하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디자인산업 규모는 2013년 13조700억원에서 2017년 17조5500억원으로 33.2% 성장했고, 같은 기간 디자인 전문업체 수도 4573개에서 5502개로 20.3% 늘었다. 반면 디자인 전문업체는 최근 6년 간 평균 매출액 6억2700만원, 종업원 5.1명으로 매우 영세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도 디자인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후발 기업과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 또한 국내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디자인개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안진호 아이디이노랩 연구소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자체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제품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기획할 인원이 부족하다”며 “개별 기업에서 디자인 역량을 갖추면서 국가 산업차원에서 디자인개발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 디자인 역량 강화도 중요하지만 국가 산업경쟁력 차원에서 디자인개발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