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바알리, 독자개발 인공지능 송금 플랫폼으로 '107조 북미시장 뚫었다'

와이어바알리 올해 사업 추진 현황(자료-와이어바알리)
와이어바알리 올해 사업 추진 현황(자료-와이어바알리)

한국 핀테크 외화송금 스타트업 와이어바알리(대표 유중원)가 자체 개발한 플랫폼으로 미국과 캐나다에 직접 진출한다. 미국과 캐나다는 송금시장 규모만 약 107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와이어바알리가 핀테크 기반 외화송금 플랫폼 확산에 힘입어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그간 해외 송금업체에 밀려 국내 기업은 동남아시아 위주로 송금사업을 펼쳐왔다.

미국과 캐나다는 한국인뿐 아니라 아시아 현지인은 물론 가장 많은 송금 이용자가 있는 곳이다. 이체 거래액만 100조원이 넘는다.

와이어바알리는 지난달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고 다음달 미국에서 한국, 7월에는 캐나다 송금 서비스를 오픈한다.

의미가 크다. 미국은 송금 부문에서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는 곳이다. 송금 규제는 다른 나라도 미국 시장을 따라가기 때문에 진출 자체가 매우 까다롭다. 하지만 진출에 성공하면 상당한 고객유입 효과가 발생한다. 미국에서 다른 국가로 송금하는 규모만 60조원, 캐나다가 약 20조원 규모다. 여기에 또 다른 형태로 나가는 송금까지 합치면 약 107조원 시장을 형성한다. 특히 미국과 한국 간 송금 자금도 크다. 송금 길을 뚫어 놓을 경우 규모가 커져 낮은 수수료로 서비스 할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 한국 송금 플랫폼 진출이 가능한 것은 와이어바알리가 독자 개발한 첨단 송금 기법인 'N2N 다구간 송금 플랫폼' 덕분이다.

기존 송금은 한 나라에서 송금이 많은 나라로 일방적 송금 경로를 개발, 적용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베트남, 한국에서 호주, 한국에서 말레이시아 등 단선 송금 위주다. 반면에 와이어바알리 송금 네트워킹은 송금과 수금을 담당하는 나라별로 동맹 네트워크를 구축해 '다구간 네팅(netting)'이 가능한 구조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호주로 이용자의 송금을 묶어 약 1000만원을 보낸다고 가정할 때, 호주 현지 동맹 기업 잔고에 800만원이 있으면 800만원을 처리하고 200만원을 와이어바알리에서 자동으로 보내준다. 이런 식으로 여러 국가 송금과 수금 물량을 자동으로 맵핑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송금이 완료되는 인프라다. 여러 송금이 다구간으로 섞여도 플랫폼 안에서 송금과 수금 규모가 자동 환산된다.

와이어바알리 로고
와이어바알리 로고

북미 시장 진출로 와이어바알리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유럽, 일본, 대만, 싱가포르, 호주, 미얀마 등 15개국 이상 국가 진출을 이뤄냈다. 또 송금 부문에 'N2N 다구간 서비스 플랫폼'을 적용해 원가 수수료를 절반 이상 낮췄다. 특허도 취득했다.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송금 수수료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과 캐나다 송금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와이어바알리는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송금 핀테크 기업과 본격 경쟁을 시작한다. 회사 측은 싱가포르 인스타렘(InstaReM), 호주 에어월렉스(Airwallex) 등 글로벌 외화송금업체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중원 와이어바알리 대표는 “북미 시장 오픈을 시작으로 자사 핀테크 송금 모델을 더욱 고도화해 e월렛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진행 중에 있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 투자 유치가 이뤄지면 세계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