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세기의 판결 결과에…통신사 '정색' CP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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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행정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와 페이스북 행정소송에서 페이스북 손을 들어주면서 일부 통신사 관계자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통신사는 페이스북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와 망 이용대가 협상을 해야 한다. 법원 이번 판결로 글로벌 CP가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느려지게 하는 방식을 협상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방통위 법리 대응이 잘못돼 패소한 것이지, 페이스북이 이용자에게 불편을 초래했다는 사실은 조사를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면서 “당장 사업자 간 협상에서 어렵게 될까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반면 페이스북 측은 판결 직후 “서울행정법원 결정을 환영한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이번 판결이 국내 CP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재도 망 이용계약과 관련해서는 CP와 통신사 간 자율 협상과 계약으로 대가가 책정되고 있다. 다만 향후 페이스북과 유사한 형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이 통신사에 있다고 판결이 내려진 만큼 사업 전개에 있어서 불확실성과 불안감은 줄었다는 반응이다.

인터넷기업협회는 2016년 상호접속기준 고시 개정 근본 문제를 지적했다. 김재환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이번 판결은 인터넷 망 품질을 유지하고 접속을 보장하는 기본 책임과 의무는 CP가 아니라 망 사업자인 통신사에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결과일 뿐”이라며 “2016년 이전에는 이런 문제들이 대두되지 않았다. 고시 이후 이런 논란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과거 무정산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접속 경로 변경 문제도 해당 개정안 시행이 시발점이다. 페이스북은 KT 망을 통해 국내에 데이터를 전송하고 다른 통신사들은 이 데이터를 가져다 자사 고객에게 제공한다. 개정 이전에는 무정산 방식을 썼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비를 낼 필요가 없었다. 개정 이후에는 페이스북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날수록 KT가 데이터 전송비를 더 내야 했다. CP들이 통신사에 지불하는 망 사용료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 실장은 “해외 사례를 봐도 상호접속 시장에서 국내 방식으로 대가를 받는 경우는 극히 특이한 케이스”라면서 “과기부가 연말까지 해결책을 내겠다고 한 개선안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